덕트를 아시나요? 덕트는 물이나 바람 같은 유체가 흐르는 관을 말합니다.

 

이런 게 덕트죠. 사진=https://www.flickr.com

 

덕트는 프로펠러를 가진 항공기에서 종종 발견되지만 드론에게는 생소한 장치였습니다. 드론의 원형인 헬리콥터도 드론과 같은 프로펠러를 사용하지만 덕트를 씌울만한 크기가 아니었으니까요.

 

덕트는 프로펠러의 효율을 극대화 하는 도구입니다. 사진=https://commons.wikimedia.org

 

덕트 대신에 날카로운 프로펠러를 막기 위해 보호 가드를 가진 드론은 쉽게 찾을 수 있었지만 덕트를 가진 드론은 쉽게 만날 수 없었습니다. 드론의 프로펠러가 헬리콥터의 그것보다 작아도 여전히 부담스러운 크기가 될 테니까요. 하지만 작은 프로펠러라면 덕트를 써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 드론이 있었습니다.

 

타이니우프의 원형 인덕트릭스 입니다. 사진=https://www.horizonhobby.com

 

입문용 미니 드론으로 개발된 인덕트릭스는 작은 크기에도 안정적인 비행 성능을 갖춘 데다 조종기의 스틱으로 드론의 기운 정도를 조종하는 일반적인 조종법 외에 드론의 회전 속도를 조종하는 매뉴얼 조종법이 가능한 드론 이었습니다. 그래서 레이싱 드론 조종을 위한 입문 드론으로 더없이 좋은 드론 이었죠.

 

그래서 인덕트릭스에 소형 FPV 카메라 모듈을 합쳐 타이니우프가 태어나게 됩니다.

 

인덕트릭스 이후 작은 드론이라면 덕트는 기본이 됩니다. 실내 비행에 적합한 마이크로 드론은 집안 집기를 부수는 일이 잦아 가급적 등짝을 덜 맞으려면 프로펠러를 보호할 도구가 필요합니다. 프로펠러의 만행을 막을 덕트는 마이크로 드론이 가장 선호하는 구조가 되었습니다.

 

그래서 실내용 드론과 실외용 드론을 한눈에 구별할 특징이 바로 덕트이기도 합니다. 사진=https://betafpv.com

 

하지만 최근 덩치 큰 드론까지 덕트를 탐내기 시작했습니다.

 

덕트를 가진 185급 레이싱 드론입니다. 사진=https://www.banggood.com

 

185급 드론은 대각선으로 마주한 모터축의 거리가 185mm의 크기를 가진 드론입니다. 200mm를 넘지 않는 조금 작은 크기의 레이싱 드론이지만 대체 덕트에 어떤 효과가 있기에 덕트를 달게 되었는지 궁금합니다. 덕트는 프로펠러를 모두 감싸야 하는데다 충격을 견디려면 한없이 얇게만 만들 수 없어 드론이 무거워지는데도 말이죠.

 

 

덕트, 드론에게 무엇인가요?

덕트는 프로펠러를 보호합니다. 마이크로 드론에 사용된 덕트의 가장 큰 장점입니다.

 

하지만 프로펠러를 보호하기에는 덕트 대신 프로펠러 가드를 사용하는 편이 훨씬 가볍습니다. 사진=https://www.dji.com

 

프로펠러 가드도 무거워 빼버리는데 무게가 생명인 마이크로 드론이 덕트를 고집하는 데는 더 큰 장점 때문입니다. 덕트는 프로펠러의 효율을 높입니다. 프로펠러는 양력을 만드는 장치입니다. 양력은 프로펠러 위 아래로 공기가 흐르는 속도를 다르게 만들어 그 사이에 발생한 압력의 차이입니다. 하지만 힘들게 돌려 만든 이 양력이 프로펠러 끝에서는 드론을 들어 올리는데 사용되지 못하고 프로펠러 위로 넘어가 버립니다.

 

프로펠러 끝에서 공기의 소용돌이가 생기는 이유입니다.

 

프로펠러의 끝에서만 생기는 낭비라고 무시하기는 아쉽습니다. 프로펠러는 빨리 회전하면 회전할수록 큰 양력이 발생하는데 가장 빨리 회전하는 곳이 바로 이 프로펠러 끝이기 때문입니다. 덕트는 이 낭비를 막는 벽입니다.

 

덕트는 프로펠러 아래에 생기는 양력이 날개 위로 넘어가는 것을 막아줍니다.

 

덕트의 효과는 더 있습니다. 프로펠러는 양력을 만들기 위해 바람을 가르며 회전합니다. 이때 프로펠러는 바람과 부딪히면서 소음을 만듭니다. 세게 부딪히면 부딪칠수록 소음은 커지죠. 가장 세게 부딪치는 곳도 역시 프로펠러의 끝부분입니다. 여기서 발생한 소음이 드론 뒤로 퍼지지만 프로펠러 끝에 위치한 덕트가 이 소음을 막아줍니다.

프로펠러가 만든 소음은 덕트에 부딪쳐 막힙니다. 실내 정숙이 가풍인 가정에서 드론을 즐기려면 덕트는 최소한의 에티켓입니다. 그러나 이런 훌륭한 덕트도 단점이 있습니다. 무겁습니다. 덕트를 가진 영상 촬영 전용 드론 시네우프는 무겁습니다. 사용하던 드론에 덕트를 만들어 설치한다면 늘어난 무게 때문에 배터리와 모터를 뜨겁게 혹사해야 합니다.

 

씨네우프를 만들기 위해 3D 프린터로 만든 덕트의 무게는 자그마치 64.4g 이나 되었습니다. 사진=https://m.blog.naver.com/smoke2000/221495583738

 

덕트가 가진 효과를 위해 무게를 애써 무시한다 해도 또 다른 치명적인 단점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덕트는 드론의 전진 비행을 방해합니다. 드론이 전진하려면 위를 향한 프로펠러도 앞으로 기울어져야 합니다. 덕트를 가진 드론이라면 덕트도 함께 기울어지겠지요.

 

드론이 전진할 때 덕트의 단면입니다.

 

이 기울어진 덕트는 기대하지 않은 날개 역할을 합니다.

 

드론과 함께 기운 덕트가 만든 양력은 전진을 위해 앞으로 기우는 동작을 방해합니다.

 

마이크로 드론의 덕트가 이런 현상에 고통 받기에는 너무 작아 무시할 수 있지만 덕트가 커질수록 이 단점은 무시하기 힘들어 집니다.

 

 

그래도 덕트를 가진 드론들

프로펠러의 숨은 힘을 끌어낼 덕트는 양날의 검입니다. 날카로운 프로펠러에 상하지 않게 하고 시끄러운 소음을 줄여줍니다. 하지만 빠른 전진 비행을 방해하는 부작용에 무게까지 늘어나죠. 덕트 품어야 하나 버려야 하나 이런 저런 고민을 해봐야 답은 멀어지고 드론은 재미없어집니다.

 

그래서 완구형 드론부터 과감하게 덕트를 사용합니다. 사진=https://www.gearbest.com

 

200급에 달하는 레이싱 드론의 크기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덕트를 가진 이 드론은 720p 해상도의 동영상까지 촬영합니다. 덕트의 폭이 높지 않아 프로펠러의 효율 향상까지 기대하기는 어렵지만 이 드론에게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이런 저런 기술적인 고민은 드론의 즐거움을 기다려 주지 않으니까요. 이 드론의 덕트는 드론이 어딘가 충돌해 등짝을 얻어맞을 일이 줄어든다면 그것으로 충분합니다.

덕트의 프로펠러 효율과 소음 감소라는 강점은 씨네우프에서 빛을 발합니다.

 

씨네우프는 FPV 영상을 HD 화질과 동시에 녹화할 수 있는 소형 카메라를 가진 영상 촬영 전용 미니 드론입니다.

 

하지만 씨네우프가 덕트를 가지게 된 것은 좁은 실내 공간을 비행하던 타이니우프가 덕트를 가지고 있었기 때문인지도 모릅니다. HD영상을 담을 카메라를 위해 타이니우프의 덩치를 키운 거죠.

 

최초의 씨네우프 베스파는 소형 레이싱 드론에 타이니우프의 덕트를 가진 모양입니다. 사진=http://shop.ep-models.com

 

베스파의 덕트 역시 실내 비행의 충돌 피해를 최소화 하는데 목적이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좀 더 본격적인 영상을 담기 위해 액션카메라로 바꾼 씨네우프는 본격적인 덕트를 가지게 됩니다.

 

액션카메라를 단 씨네우프입니다. 사진=https://www.getfpv.com

 

액션카메라의 무게를 무시하고 안정적인 비행을 위해 프로펠러의 효율을 최대한 끌어올린 덕트입니다. 덕분에 무게는 카메라와 함께 더 무거워지고 무거운 무게를 감당하기 위해 더 큰 모터와 배터리가 필요한 악순환의 조짐이 보이지만

 

그래도 씨네우프는 가볍게 떠난 여행에서 최고의 풍경을 담아냅니다.

 

씨네우프의 깊은 덕트는 전진비행을 방해하기도 합니다. 씨네우프는 프리스타일 드론에 가까운 형태를 가지고 있지만 고도를 바꿔가며 회전하는 비행에는 덕트의 영향으로 그다지 안정적이지 못합니다. 씨네우프는 부드러운 영상 촬영에 특화되어 있으니 요란한 비행을 포기하면 덕트는 올바른 선택인가 봅니다.

그러나 카메라 짐벌을 가진 본격적인 촬영 드론이 아닐 바에 비행의 즐거움은 드론의 핵심입니다. 덕트가 가진 보호 능력만 남긴, 그래서 좀 더 비행 성능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씨네우프도 등장합니다.

 

98벙커 드론입니다. 사진=https://smartstore.naver.com

 

3인치 길이의 프로펠러가 사용되는 98급의 이 드론은 완전한 덕트를 버렸습니다. 그러나 국내에서 개발된 이 98벙커(98Bunker)는 씨네우프의 안정적인 비행과 프리스타일 드론의 다이내믹한 비행 모두를 만족합니다. 한 번의 충돌이 은행 잔고와 직결하는 프리스타일 드론 중에 다양한 충돌에도 의연한 98벙커입니다. 그 튼튼함 때문에 최근 많은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98벙커는 용도에 따라 다양한 카메라를 부착할 수 있도록 설계되어 있습니다.

 

98벙커는 즐거운 비행을 위해 덕트의 보호 기능을 남기고 모두 버렸지만 덕트는 모든 드론에게 여전히 매력적입니다. 덕트 없는 내 드론에 덕트만 별도로 달아주어도 좋습니다.

 

일반 드론을 위한 별도의 덕트 세트입니다. 사진=https://stanfpv.com

 

일반적인 레이싱 드론은 5인치 크기의 프로펠러를 가장 많이 사용합니다. 이 덕트 세트는 5인치 프로펠러를 사용하는 드론을 위한 덕트입니다. 모터 고정 볼트에 덕트를 함께 고정합니다. 물론 5인치 프로펠러가 꼭 맞게 설계된 드론에 덕트를 추가하려면 그만큼 공간이 좁아지기 때문에 프로펠러도 4인치로 줄어들어야 하지만 괜찮습니다. 그만큼 프로펠러 효율이 높아지니까요. 좀 더 조용해 지는 건 덕트가 주는 보너스 입니다.

 

 

더 안전한 하늘을 위해서

마이크로 드론이 비행 성능을 높이기 위해 사용한 덕트는 점점 다양한 크기에 드론에도 만날 수 있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덕트의 유체역학적인 효과가 커지면 커질수록 구조역학적인 부작용이 커지는 태생적 한계는 어쩔 수 없나 봅니다.

 

그래서 드론의 덕트는 여전히 프로펠러의 날카로움을 막아주는 역할이 커 보입니다. 사진=https://www.youtube.com 갈무리

 

그러나 드론을 위한 덕트를 찾는 여행은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앞에서 언급한 덕트를 가진 레이싱 드론이 남아 있습니다.

 

덕트가 옵션이 아닌 덕트를 위한 디자인입니다. 사진=https://www.banggood.com

 

185급의 크기에 4인치 프로펠러를 사용하는 덕트 레이싱 드론 ET 맥스(MAX)를 출시한 곳은 덕트를 가진 다양한 마이크로 레이싱 드론을 선보였던 킹콩입니다.

 

ET 시리즈는 마이크로 레이싱 드론인 100급부터 185급 크기의 본격적인 레이싱 드론까지 다양합니다. 사진=https://www.banggood.com

 

물론 ET 맥스의 낮은 덕트 폭은 프로펠러의 효율을 올리기보다 보호의 역할이 커보입니다. 하지만 무섭게 날아오르는 레이싱 드론이 덕트 때문에 조금 더 안전해진다면 환영합니다. 비록 ET 맥스의 비행 성능은 그리 높은 평가를 받지 못하더라도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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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연기

민연기

/ 아나드론스타팅필진
하늘을 나는 물건을 하나씩 공부하고 있는 엔지니어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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