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그룹이 ‘UAM(Urban Air Mobility, 도심항공모빌리티)사업부’를 신설했다. 미래 도심 항공모빌리티 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2020년부터 6년간 1조 8000억 원을 투입하는 <2025 전략>을 구체화한 것이다. 한화시스템은 우버(Uber)와 드론택시 파트너십을 맺은, 카렘 에어크래프트(Karem Aircraft)에서 분사한 에어 택시(AirTaxi) 선도 기업 오버에어(Overair)사에 약 300억 원을 투자해 협력을 진행한다.

이러한 드론 제작 시장 및 활용 사업을 기점으로 미래도심 수송수단으로 급격한 기술전환을 이루려는 민간의 노력에 부응하기 위한 정부의 노력도 이어졌다. 우선 ‘선제적 규제혁파 로드맵’을 발표한 점이 눈에 띈다.

2019년 10월에 비행기술(조종 비행→자율 비행), 수송능력(화물 탑재→사람 탑승), 비행영역(인구희박→밀집지역) 등 3가지 기술 변수를 종합해, 드론 기술발전 양상을 예측하고 발전단계별 규제이슈 총 35건을 발굴한다는 내용이다. 새로운 규제 이슈가 대두되기 전에 선제적으로 개선하기 위한 것으로, 35건에는 드론교통관제시스템(UTM, UAS Traffic Management), 드론 성능분류에 따른 조종자 자격기준 등 활용분야와 함께, 드론 비행특례 규제완화, 드론택시에 대비한 사람탑승 안전기준 마련 등 제도 및 인프라 분야의 이슈로 구성되어 있다.

 

선제적 규제혁파 로드맵 규제이슈. 출처 : 항공안전기술원

 

이보다 앞서 같은 해 4월에는 기존에 항공ㆍ우주ㆍ과학기술 등 산재된 법령에 따라서 지원ㆍ관리되던 드론산업 육성 특별법인 「드론활용 촉진 및 기반조성에 관한 법률」(이하 ‘ 드론법 ‘)을 제정했다. 드론법은 드론산업을 체계적으로 육성하기 위하여 5년마다 기본계획을 수립하고, 매년 산업계 실태조사를 실시하며, 추진기구로 드론산업협의체 운용을 법제화하는 등 드론산업 육성 추진체계를 정비하는 근거를 마련했다. 아울러 드론관련 규제를 간소화ㆍ유예ㆍ면제하는 특별자유화 구역과 우수기술ㆍ업체에 대한 지원근거도 마련하는 등 드론산업 육성ㆍ지원 근거를 법제화했다.

이러한 노력을 통해 초기 산업육성의 걸림돌로 이슈화되던 법ㆍ제도ㆍ정책은 물론 관련 인프라 등이 빠르게 정비되고 구축되는 현 시점에서 대한민국 드론산업은 단기간 내에 외향적으로 급격히 팽창하는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우선 2015년 정부가 본격적으로 드론정책을 가속화한 이후 신고대수, 사용사업체 수, 조종자격 취득자 수가 급성장하고 있다. 또한 초기 자금과 기술력에 한계를 갖고 있는 중소기업 위주의 열악한 생태계가 대기업과 기존 드론제작업체의 협업 구조로 개선되면서, 특정 기술 분야(수소연료전지ㆍ모터ㆍ5G 등)에서 국제적 경쟁력을 갖추는 단계로 발전하는 중이다.

 

드론시장 주요 지표 추이. 출처 : 항공안전기술원

 

국제적인 경쟁 속에서 기업들의 활약도 눈부시다. 최근 CES에서 두산모빌리티이노베이션의 수소연료전지배터리와 유비파이의 드론아트쇼용 드론이 최고혁신상, 최고상용드론상을 각각 수상했다. 유콘시스템에서 개발한 드론은 탄자니아에서 데이터 취득, 현지측량 등의 작업을 수주했다. 또한 국제시장을 겨냥한 단계적 행보도 다양한 형대로 계속되고 있다.

대형드론을 활용한 다양한 솔루션을 개발 중인 숨비, 한 손 엄지손가락의 움직임을 인식해 드론을 조종하는 방식을 세계 최초로 개발하고 특허를 보유한 디스이즈엔지니어링, 인공지능과 자율비행 드론기술로 산업시설물 안전관리를 수행하는 니어스랩 등이 대규모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

그 동안 인텔의 전유물로 여겨지던 드론쇼 분야도 불과 1년여 만에 그 격차를 좁히면서 새로운 사업 분야로 안착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독보적 공연기술에 스타트업 기업 특유의 열정과 집중이 더해진 산물이다. 지난해 11월에 열린 ‘2019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의 오프닝과 환영 만찬에서도 드론 150대를 활용해 아세안 10개국의 국기와 태극기를 상공에 그리는 등 드론은 이제 다양한 행사와 축제를 통해 국민들에게 독특한 하나의 생활문화로 자리 잡고 있다.

 

탄자니아 드론 실증. 출처 : 유콘시스템

 

그런 한편 법ㆍ제도ㆍ정책ㆍ인프라 등이 선제적으로 정비, 개선되는 속도와 달리 산업계의 가시적인 성과가 두드러지지 않는 상황에 대한 우려 섞인 시선도 존재한다. 이는 결국 드론산업 전반에 대한 진단을 바탕으로 산업계와 정부, ·산학·연의 역할분담이 필요하다는 논의로 귀결되고 있다. 매출ㆍ인력ㆍ업력ㆍ기술 등에서 열악한 소규모 사업자로 구성된 생태계에 대한 한계, 그리고 연구개발을 위한 인력ㆍ예산의 절대부족, 당장의 이윤구조로 운영할 수밖에 없는 안타까운 산업계 현실구조가 앞으로 극복해야 할, 그러나 결코 쉽지 않은 난제로 고민의 깊이를 더하고 있다.

중국의 DJI는 글로벌 취미레저용 드론 시장의 70% 이상을 점유하고 있다. 1만 4000명의 전체인력 중 30%를 R&D에 투입해 세계시장을 선도하는 제품을 최단 주기 내 출시하고, 이를 바탕으로 막대한 시장점유에서 절대다수의 사용자로부터 획득한 빅 데이터를 이용한다. 국내 최대 규모의 드론 제작업체 규모가 100명을 웃도는 수준임을 상기하면 출발선부터 다른 구조적 차이에서 경쟁의 결과가 드러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국내 드론산업 육성이라는 현실적인 난제가 단순히 고민의 깊이를 더하는 것만으로는 해결이 불가능한 이유이다. 드론 생태계 육성을 위해 약 4000대의 국가공공기관용 드론을 구매하는 마중물제도가 만들진 현실도 이러한 고민의 결과라 할 수 있다.

 

한아세안정상회담 드론쇼. 출처 : 유비파이

 

국가공공기관용 수요창출이 의도하고 있는 바람직한 결실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안정된 시장형성이 가능한 수요가 지속적으로 뒤를 이어야 한다. 특히 한정된 국내 시장 규모로 드론 기업의 경쟁력을 키우기에는 한계가 있는 만큼 해외시장을 향한 글로벌 스텝이 체계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다행히 일부기업의 자생적인 해외진출이 이루어지고 있고 국토교통부를 중심으로 해외시장에 국내 유망 스타트업의 기술력을 홍보하는 기업지원허브사업과, 아프리카 등 해외시장에 국내 강소기업의 제품을 알리고 국내 기술수준을 접목하기 위한 지원 사업이 시작된 점은 매우 다행스런 부분이다. 아프리카의 광활한 대지를 연계하는 물품배송(응급구호물자, 긴급혈액 배송 등)과 원격모니터링 분야의 수요가 본격화되는 시점에서 적시 대응함으로써 기대한 결과를 수확할 수 있기를 고대한다.

기업 피로도가 극한에 이른 시점임을 고려한다면, 이제라도 보여주기성ㆍ1회성ㆍ소모성ㆍ경쟁적인 행사보다는 기업의 기술개발, 제품개발의 현장에 집중하도록 배려할 필요가 있다. 드론산업을 육성하는 초기에 정부주도의 공감대와 붐업을 위한 행사가 이루어진 이후 지자체ㆍ공공기관 중심의 행사가 연중 동시다발성으로 개최되고 있으나, 제작품 전시가 가능한 기업은 한정적이다. 결국 행사장에서 행사장으로 옮겨가야만 하는 안타까운 상황이 지속되고, 이는 결국 제작업체 다수가 토로하는 경쟁력있는 제품개발의 어려운 주 요소 중 하나로 간주되고 있다.

세계시장을 선도하는 TOP 기업의 명단에 국내기업이 들어설 자리가 부족하고, 기업의 신제품ㆍ신기술이 접목된 독자모델 개발주기가 상대적으로 길며,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대표모델이 아직 나오지 않았다는 사실은, 기업이 있어야 할 자리에 있어야 한다는 평범한 원칙을 절대적인 필요성으로 역설하고 있다. 드론산업을 대변하는 협회의 진정성에 대한 고민 역시 필요하다. 등록된 협회가 100여개, 비공식 협회(단체)포함 400여개로 추산되는 현실은 협회 운영의 근간이 되는 회원사(제작 및 활용업체) 수를 가늠할 때 수긍하기 어려운 수준이다.

 

 

성장 동력 중에서도 잠재력이 높은 분야로 드론산업을 선정하고, 다양한 활용분야에서 실생활에 이로운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는 기대에 따라 집중적인 육성책이 시행되고, 그 결과를 단기간 내 확인하려는 조바심이 앞설 수도 있다. 그러나 하루가 다르게 급변하는 드론과 연관사업의 구도를 감안하면 이는 적시 대응이 향후 산업에서의 국제적 위치와 시장주도권 점유라는 달콤함으로 다가온다는 절실함에서 나온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드론산업의 하드웨어적인 결과 그 이상으로 운영 및 활용시장 전반에서 기술 확보의 중요성을 공유할 필요가 있다. 나아가 국내 독자기술ㆍ세계 최초라는 단발성 기술로만 그치는 게 아니라 세계 최고제품에 해당 기술이 녹아드는 영속적인 전략이 필요하고, 세계시장에서 역할을 인정받는 기업, 글로벌 TOP 기업, 스타기업의 탄생이 필요한 시점이다.

요즈음의 상황은 신산업이 정착화되는 과정에서 겪는 수순이며, 제품 및 기술경쟁을 통해 필터링 되는 과정이라는 게 중론이다. 법ㆍ제도ㆍ정책 및 탄탄한 인프라를 기반으로 산업계의 자생력, 경쟁력 배양을 가능하게 하는 지속적인 지원과 함께, 쉽지 않은 과정이기는 하지만 산업계의 장기 플랜 아래 핵심기술에 접근하려는 노력이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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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창봉

/ 아나드론스타팅필진
항공안전기술원 드론안전본부장

드론관련 법, 제도, 정책연구 및 드론규제샌드박스사업, 드론 교통관리체계 구축 등 다수의 국가사업 및 연구개발사업의 책임자

국무총리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기획재정부, 경찰청, 육군, 공군 등의 드론 관련 혁신성장 자문위원, 정책발전 자문위원 등으로 활동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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