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을 가리던 노랗고 빨간 단풍도 모두 떨어지면 겨울이 찾아옵니다. 그렇게 더웠던 지난여름처럼 올겨울은 유난히 추울 것이라는 이야기도 오갑니다. 이제는 작년 스키장에서 닦은 보드 기술, 낙엽 타기를 선보이기 위해 촬영 드론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하지만 그건 스위스 같은 넓디넓은 스키장에서나 통용될 이야기고 점심 한 시간 전의 매점 같은 우리네 스키장은 이승과 저승만큼이나 다릅니다.

그렇습니다. 드론을 위한 월동 장비를 준비한다고 해도 이제는 드론 비행 비수기가 찾아 온 것입니다. 겨울 비행은 배터리 수명을 단축시키고 비행시간도 영향을 주지만 그런 기술적인 문제 말고도 추위는 손가락을 마비시켜 뜻대로 움직여 주지 않습니다. 차가운 조종기 스틱을 잡고 있노라면 그냥 이불 속에 있을걸 하는 생각이 몇 번이나 들기 시작하죠.

겨울철 드론 비행을 위해 알아야 할 5가지

4절기를 가진 우리나라는 사실 겨울 말고도 장마라는 비행 비수기가 한 번 더 있습니다. 그래서 지난여름 레이싱 드론 동호인들 사이에서 빗속을 날 수 있도록 신형 스마트 폰처럼 방수 처리를 하는 방법이 궁리 되었지만 FPV 렌즈 위에 빗방울은 자동차의 와이퍼가 없는 이상 무리였습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집안에서 레이싱을 즐길 수 있는 드론은 없을까 하고요. 이번 칼럼부터 3회에 걸쳐 이불 밖의 위험한 세상을 향해 어떻게 비행이 가능하게 되었는지 그 여정을 함께 살펴볼까 합니다.

 

이미 실내를 비행하던 미니 드론들

실내에서 날릴 수 있는 미니 드론은 지금까지 많이 있었습니다. 실내에서 날리기 적당한 드론은 1S 배터리 (3.7V)에 속도는 빠르지만 힘이 약한 DC 모터를 사용해서 작고 가볍게 만들어 지고 있었습니다. 그리고는 FPV가 가능하도록 그 작은 드론에 카메라와 영상 송출기가 달린 모델도 출시되었습니다.

Cheerson의 FPV 미니 드론 CX-10W

하지만 이미 경험해 보신 독자도 계시겠지만 이 드론이 보여주는 화면만으로는 비행이 대단히 어렵습니다. 이유는 카메라로 촬영된 영상이 2.8GHz, 즉 와이 파이 신호를 이용하는데 이 신호가 스마트 폰이나 모니터로 확인하기까지 약간의 시간이 지연됩니다. 이것을 레이턴시 (Latency, 영상의 시간 지연 현상)라고 하는데 이것은 레이싱 드론에서 치명적인 결함입니다.

예를 들어 레이턴시가 1초인 경우, 드론 앞에 벽이 나타나 피하려고 하면 벽이 나타난 것은 사실 1초전 영상이기 때문에 드론은 이미 벽에 딱 붙어 사이좋은 시간을 보내고 난 뒤입니다. 그래서 레이싱 드론은 이 레이턴시를 가능한 짧은 영상 송수신 시스템을 가지고 있어야 합니다.

호라이즌하비가 제대로 만든 FPV 미니 레이싱 드론 NanoQX. 사진=http://www.horizonhobby.com

완성도 높은 RTF RC 제품을 출시하던 호라이즌하비(Horizon Hobby)는 이런 욕구를 간파하고 레이싱 영상 송신이 가능한 NanoQX 제품을 출시하였습니다. 하지만 어찌된 일인지 국내에서는 크게 호응을 받지 못했습니다. 가격도 높았지만 비행성이 레이싱 드론의 기준을 만족시키기에는 다소 부족하고 프로펠러 보호 가드가 실내에서는 여기 저기 걸린다는 것도 불만이었다고 합니다.

 

초소형 FPV 모듈을 만들 수 있을까?

미니 드론이 하루가 다르게 발전해도 실내용 레이싱 드론이 쉽게 나타나지 않은 이유는 앞서 살펴 본 것처럼 FPV 모듈 크기 때문이었습니다. FPV 모듈은 카메라, 영상 송신부, 안테나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이 시스템을 위한 전원 공급도 고민을 해야 합니다. 일반적인 레이싱 드론은 이것들을 담을 만큼 여유를 가지고 있지만 실내에서 날릴 만한 크기에 미니 드론에게는 부담스러운 크기와 무게입니다.

FPV 비행 구조와 필요한 것들

이후로 종종 세계 여러 현자들이 이 복잡한 부품을 소형화해서 하나로 작게 만들 수 있는 방법을 소개하였지만 평범한 우리가 따라해 보기에는 너무 무모해 보였습니다.

초소형 FPV 모듈 만들기. 사진= http://www.baronerosso.it/forum/fpv-e-riprese-aeree/329948-diy-micro-5-8ghz-fpv.htm

그래서 결국 실내에서도 즐길 수 있는 미니 레이싱 드론의 꿈은 서서히 사람들 사이에서 잊혀 갔습니다.

 

미니 레이싱 드론의 거대한 함성 : Tiny Whoop

생각해 보면 초소형 FPV 모듈을 만들기 위한 재료는 이미 세상에 있었습니다. 누가 그것을 잘 모아 맛나게 조리하느냐는 단지 시간 문제였던 거죠. 사람들이 다시 더 빠르고 더 민첩한 레이싱 드론에 몰두하고 있는 와중에 누군가는 이 초소형 FPV 모듈이 시장에 출시했다는 사실을, 그리고 이 FPV 모듈을 달고도 충분히 안정적인 비행성을 가진 미니 드론이 있다는 것을 발견합니다.

그것도 그 최적의 미니 드론이 바로 이미 NanoQX를 출시한 호라이즌하비의 ‘인덕트릭스(Inductrix)’라는 모델이었다는 사실을 말입니다. 그것이 지난 5월경 이었습니다.

“나 나노QX를 사려는..” “Tiny Whoop야!!!” 사진=https://www.tinywhoop.com/

미국에 레이싱 드론 모임인 Team Big Whoop (큰 고함?)의 Jesse P.는 수많은 모터와 기체와 배터리와 카메라를 벽에 돌진시켜 본 후 사과(Apple)와 팬(Pen)을 합치면 사과팬(ApplePen)이 되 듯 인덕트릭스(Inductrix) 미니 드론과 FX797 카메라 모듈을 합치면 타이니 우프(Tiny Whoop)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고 합니다.

Tiny Whoop를 만드는 공식. 사진=제조사 사이트 사진을 수정함

Big Whoop Team은 지난 6월 Tiny Whoop 2016 Micro Racing World Championships을 미국 켄터키 주의 루이스 빌에서 개최를 하고 경기 영상을 유튜브에 공개합니다. 거창한 타이틀과는 달리 사실 동네 친구들이 엄마 없는 집에 모여 맥주를 즐기며 하는 시합입니다. 하지만 시합 영상은 그 어떤 드론 레이싱 경기보다 박진감 넘칩니다. 고작 65mm 크기에 손으로 만든 레이싱 드론으로 말이죠. 이 동영상은 순식간에 센세이션을 일으켜 Tiny Whoop를 만들기 위한 부품이 미국 전역에 모조리 품절이 되기에 이릅니다.

전 세계를 열광하게 만든 미니 레이싱 월드(?) 챔피언십, https://www.tinywhoop.com/

 

Tiny Whoop, 무엇이 세계를 열광하게 만드는가.

이 초소형 미니 레이싱 드론은 인덕트릭스의 장점을 고스란히 계승 하였습니다. Tiny Whoop 이전에도 인덕트릭스는 가장 안정적이고 견고한 입문용 드론으로 국내에서도 상당히 인기 있는 모델이었습니다. 이 드론은 프로펠러를 덕트로 감싸서 유량 흡입량을 늘려 비행 성능을 향상 시키고 어떤 충돌에도 프로펠러가 보호되기 때문에 지금까지 이 드론으로 인한 인적 피해는 엄마 옆에서 날리다 머리카락이 말려들어 등짝 스메쉬를 맞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거의 발생하지 않습니다. 이 덕트 때문에 In-duct-rix 라는 이름이 붙었다고 합니다.

인덕트릭스 사진=http://www.horizonhobby.com/inductrix-rtf-blh8700

특히 내장되어 있는 FC의 제어 성능은 대단히 인상적입니다. 노골적으로 무게 중심을 흩트려 놓아도 태연하게 호버링(Hovering) 성능을 과시합니다.

배터리를 흘린 칠칠치 못한 상태로도 무섭게 안정적인 호버링을 보여줍니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레이싱 드론 애호가들을 매료시킨 것은 이 인덕트릭스가 레이싱 드론 조종법 중 가장 선호되는 매뉴얼 비행 모드를 지원한다는 것입니다. 매뉴얼 모드는 자이로센서 외에 다른 센서의 제어를 받지 않기 때문에 어렵습니다. 하지만 비행에 대한 모든 제한을 해제하기 때문에 민첩하고 빠른 비행이 가능합니다. 이런 기존에 미니 드론이 갖지 못한 강점들로 Tiny Whoop는 최고의 미니 레이싱 드론의 자리를 차지하게 됩니다.

오른쪽 스틱을 꾹 누르면

매뉴얼 모드로 비행할 수 있습니다

 

Tiny Whoop 레시피

Tiny Whoop의 기본적인 제작법을 알아보기 전에 어떤 것들이 필요한지 알아봅시다.

인덕트릭스 : 조종기가 없는 버전과 조종기까지 있는 버전, 2가지가 있습니다. 레이싱 드론 조종기가 없으신 분은 조종기까지 있는 모델을 선택하세요.

조종기가 포함되어 있는 인덕트릭스 세트

FPV 카메라 모듈 : Tiny Whoop의 인기 덕분에 수많은 FPV 모듈이 출시되었습니다. 가장 널리 이용되는 모델은 FX797T와 안테나 파손을 강화한 FX798T가 있습니다. FPV 모듈을 선택하실 때는 스펙에 중량을 확인하셔야 합니다. 5g 이내 가벼운 제품이 좋습니다.

FPV 모듈, 이 작은 카메라가 40개 채널로 영상을 송출합니다.

FPV 고글 : 레이싱 드론 입문에 가장 지갑을 위협하는 부품은 FPV 고글입니다. 이중 구매를 막기 위해 처음부터 고가의 안경형 고글을 선택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하지만 수신기가 장착되어 있는 모니터나 박스형 고글은 비교적 저렴하기 때문에 입문자에게 인기가 있습니다. 최근 조종기와 FPV 모니터가 일체형으로 출시된 제품도 출시되고 있습니다.

FPV 고글의 세계

FPV 화면을 함께 즐길 수 있는 TBS Tango 조종기. 사진=www.team-blacksheep.com

조종기를 이미 가지고 계신 분은 인덕트릭스 조종이 가능한지 확인이 필요합니다. 호라이즌하비의 제품은 조종기와 송수신을 Spektrum의 DSMX 방식으로 연결됩니다. 조종기가 DSMX 통신방법을 사용하는지 확인이 필요합니다. 만약 조종기가 DSMX 방식을 지원하지 않는다면 전용 송신 모듈이 필요합니다.

DSMX 방식으로 전파를 보낼 수 있는 OrangeRX 모듈. 사진=hobbyking.com

 

이제 만들어 봅시다. 납땜이 익숙하지 않은 분들은 쉽지 않은 집도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심호흡을 2회 실시합니다.

 

1. 중량을 가볍게 만들기 위해 FPV 모듈 껍질을 벗깁니다. 안 벗겨도 괜찮은데 벗기면 0.5g을 줄일 수 있습니다. 그렇습니다. Tiny Whoop는 한 달에 5kg씩 빼는 우리네 다이어트와는 차원이 다른 쪼잔하지만 필사적인 다이어트가 필요합니다.

FPV 모듈의 껍질을 벗기면 4.2g이 됩니다.

2. FPV 모듈의 전선을 20-25mm 정도 남기고 자릅니다.

전선 끝에 인두로 납을 발라둡니다.

3. 이제 인덕트릭스를 다듬어 봅니다. 인덕트릭스의 파랗고 빨간 캐노피를 좌우로 벌려 제거합니다. 캐노피 디자인이 너무 맘에 들어 계속 사용하고 싶으신 분은 그대로 사용해도 됩니다.

고정부를 벌리면 쉽게 열립니다.

4. 미리 준비한 FPV 모듈 전선을 인덕트릭스의 배터리 연결 전선이 납땜 되어 있는 부분에 연결합니다. 이 과정이 너무 어려우신 분은 배터리 연결 전선 중간에서 연결한 다음 합선이 되지 않도록 잘 감아도 됩니다. 그냥 인덕트릭스의 배터리 전기를 중간에서 빼서 FPV 모듈에 넣어 주는 것뿐입니다. 검은색은 검은색과 빨간색은 하얀색 선과 연결하셔야 합니다.

합체!!!

5. 양면테이프나 고무줄로 FPV 카메라를 인덕트릭스 위에 붙입니다. 이때 요즘 인기 있는 PPAP (Pen Pineapple Apple Pen) 노래를 흥얼거리셔도 좋습니다. 이것으로 조립이 완성 되었습니다. 이제 이불속에서 방안을 마음껏 비행하시면 됩니다.

카메라를 살짝 위를 보도록 결합하면 빠르게 비행하는데 도움이 됩니다

6. 여기까지 조립만으로 충분히 즐거운 비행을 즐길 수 있습니다. 하지만 더 강력한 비행을 위해 모터를 업그레이드 하거나 대용량 배터리로 비행시간을 늘리거나, 아예 레이싱 드론용 FC로 교체하거나, 어떤 충돌에도 안테나가 부서지지 않도록 FPV 카메라 모듈을 개조하는 과격한 업그레이드까지 Tiny Whoop를 즐기는 방법은 이제 시작입니다.

업그레이드 Tiny Whoop

 

레이싱 드론은 처음인 당신을 위해서

레이싱 드론은 FPV 화면에만 의존하기 때문에 익히는 것이 쉽지 않습니다. 레이싱 드론을 꾸미는 데는 지갑과 오랜 협의가 필요한데도 첫 FPV 비행을 성공하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아무리 드론 비행이 익숙해도 말입니다. 하지만 레이싱 드론 입문 기체로 Tiny Whoop는 최적의 선택이 될 수 있습니다.

레이싱 드론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만들 수 있고 어지간한 충돌에도 쉽게 부서지지 않습니다. 만드는 과정도 일반 레이싱 드론 만들기와는 비교할 수 없이 간단합니다. 일반적인 크기의 레이싱 드론보다 출력이 작은 단점이 있지만 입문자에게는 출력이 낮은 편이 배우기 편합니다. 비행성 역시 레이싱 드론의 그것과 거의 유사합니다.

호라이즌하비의 인덕트릭스 FPV. 사진=www.horizonhobby.com/

호라이즌하비는 인덕트릭스 제품의 이상한 성공을 보고 FPV 모듈 일체형 제품을 뒤늦게 출시했습니다. 위에 만드는 것이 부담스러우시면 인덕트릭스 FPV도 좋은 선택될 수 있습니다.

유난히 추울거라는 올 겨울, Tiny Whoop는 날씨와 장소와 시간의 제약을 한 번에 날려줍니다. 이제 따스하고 안전한 이불 속으로 들어가 FPV 고글을 쓰고 Tiny Whoop와 함께 익숙한 방을 낯선 시선에서 비행해보세요. 엉뚱한 충돌에 의한 등짝 스메쉬를 조심하시고 호기심 많은 애완동물이 물어가는 것만 조심하시면 됩니다.

Tiny Whoop의 성공은 기존에 없던 미니 레이싱 드론 시장을 열었습니다. 이미 레드오션으로 진입하기 시작한 드론 시장에 전에 없던 장르가 열린 것입니다. 다음 시간에는 최근 우리 곁에 가까이 다가온 드론 강대국 중국의 Eachine 미니 레이싱 드론을 살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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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연기

민연기

/ 아나드론스타팅필진
하늘을 나는 물건을 하나씩 공부하고 있는 엔지니어 입니다.
http://blog.naver.com/smoke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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