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드론스타팅에서 <셀카드론 2015 신제품 4종 비교>라는 제목의 기사를 내보낸 적이 있습니다. 팔로우 미(Follow me) 기능을 갖추고 있어, 띄워 놓기만 하면 알아서 촬영하는 드론을 소개하는 기사였죠. SNS(소셜 네트워크 서비스)의 발달로 셀카에 대한 수요가 늘어났는데요. 거기에 드론을 접목한 것입니다.

어떤 기사였는지 궁금하다면?

 

셀카 열풍이 낳은 히트 상품 ‘셀카봉’ 사진=commons.wikimedia.org

 

당시 언급됐던 네 가지 기체는 ‘솔로(Solo)’, ‘에어도그(Airdog)’, ’릴리(Lily)’, ‘헥소플러스(Hexo+)’였는데요. 아직도 출시되지 않아 주문자들의 속을 끓이는 릴리를 제외하면 솔로와 에어도그, 헥소플러스는 두 가지 공통점이 있습니다. 첫째, 자체 카메라가 없으며 ‘고프로(GoPro)’ 등의 액션캠을 사용합니다. 둘째, 기체가 꽤 큽니다.

주문자들이 릴리 때문에 속상한 이유는?

 

헥소플러스의 모습. 사진=hexoplus.com

 

별도의 카메라가 필요하며 기체가 크다는 점은 필연적으로 가격 문제를 야기합니다. 특히 위의 기체들과 호환이 가장 잘 되는 고프로의 제품은 액션캠 중에서도 최상급의 가격을 자랑하죠.

고프로가 뭔지 궁금하다면?

관부가세를 무시해도 에어도그는 약 190만원(1599달러), 헥소플러스는 약 120만원(999달러)입니다. 국내 정식 출시된 솔로도 115만원 언저리의 가격이고요. 여기에 고프로에서 만든 ‘히어로4 실버 에디션(Hero4 silver edition)’의 가격인 55만원을 더하면 아주 무서운 가격대가 형성되죠. 거듭 말씀드리지만 관부가세를 제외한 가격이 이 정도예요. 셀카 찍자고 지르기에는 부담스럽습니다. 덩치 때문에 가지고 다니기도 힘들고요.

 

고프로 히어로4 실버 에디션의 모습. 사진=gopro.com

 

이 틈새를 잘 공략한 드론이 바로 ‘자노(Zano)’였습니다. 크라우드 펀딩(Crowd funding) 사이트인 킥스타터(Kickstarter)를 통해 우리 돈으로 40억 이상을 모으는 데 성공했죠. 셀카에 최적화된 기능을 갖췄으며 크기가 작고 저렴했습니다. 소비자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정확히 파악한 셈이죠. 비록 자노 프로젝트 자체는 처참한 실패로 끝났지만, 시장에 의미 있는 메시지를 전달했습니다.

자노의 처참한 실패란?

 

역대급 ‘먹튀’를 시전한 자노. 사진=kickstarter.com

 

자노의 유지(?)를 이어받아 성공을 거둔 대표적인 제품이 바로 ‘오나고플라이(Onagofly)입니다. 손바닥만한 크기에 귀여운 디자인, 쉬운 조종법, 셀카에 최적화된 기능 등 자노를 꼭 빼어닯은 녀석이죠. 오나고플라이는 킥스타터의 라이벌 격인 인디고고(Indiegogo)에서 자노처럼 40억 이상을 펀딩하는 대성공을 거뒀습니다. 심지어 배송 지연 문제로 환불 요구가 빗발치는 것까지 닮았네요. 왜 쓸데없는 것까지 따라하는지 모르겠습니다.

오나고플라이는 어떤 제품?

 

자노의 장단점을 모두 흡수한 오나고플라이. 사진=onagofly.com

 

자노와 오나고플라이는 각각 영국과 미국에 위치한 회사에서 진행한 프로젝트인데요. 영미권+크라우드 펀딩의 조합으로 시작된 셀카드론의 ‘미니화(化)’ 현상은 세계 최대의 드론 공장인 중국의 제조업체로 옮겨 가는 인상입니다. 그 결과물이 바로 제로제로로보틱스(Zero Zero Robotics)의 ‘호버카메라(Hover camera)’와 제로테크(Zerotech)의 ’도비(Dobby)’입니다. 중국인들이 ‘0’이라는 숫자를 이렇게 사랑하는지는 미처 몰랐네요.

호버카메라에 대해서는 이미 드론스타팅에서 소개한 바 있습니다. 제품 이름에서 알 수 있듯 촬영에 ‘올인’한 드론인데요. 기체가 접히기 때문에 휴대가 간편하며, 프로펠러가 외부로 노출되어 있지 않아 매우 안전합니다.

호버카메라가 궁금하다면?

 

호버카메라의 모습. 사진=gethover.com

 

도비는 ‘엑스플로러(Xplorer)’ 시리즈를 통해 드론 팬들에게 익숙한 제로테크의 작품입니다. 도비는 아예 마케팅 콘셉트를 ‘셀피 드론(Selfie drone)’으로 잡았어요. 말 그대로 셀카드론인 셈이죠(셀카는 셀피의 콩글리시!). 프로펠러를 접으면 바지 주머니에 들어갈 정도로 작아지는데요. 아이폰6와 비슷한 크기라고 합니다.

엑스플로러란?

 

도비의 휴대성을 보여주는 장면. 영상=youtu.be/4qlRxM_NjY4

 

도비는 4K 카메라를 장착하고 있으며 음성 인식, 360도 플립, 스마트폰 기울임 인식, 얼굴 인식, 카메라 흔들림 보정 등이 가능하다고 알려졌습니다. 여기에 GPS와 글로나스(GLONASS)의 듀얼 GNSS까지 갖췄죠. 물론 아직 선주문을 받고 있는 중이기 때문에 정확한 평가는 할 수 없지만, 제로테크가 도비에 상당히 공을 들였다는 사실은 분명해 보입니다. 지금까지 축적한 기술력을 쏟아낸 느낌이랄까요?

 

제로테크의 야심작 도비. 사진=microcontrols.org

 

현재 취미용 드론 시장은 크게 세 제품군으로 구성되어 있는데요. 저렴하며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완구용 드론, 뛰어난 비행안정성과 고화질 카메라를 갖춘 촬영용 드론, 짜릿한 조종과 FPV를 즐길 수 있는 레이싱드론이 그것입니다. 표로 정리하면 아래와 같습니다.

 

가격 부담조종 재미카메라 성능
완구용 드론낮음보통낮음
촬영용 드론높음낮음높음
레이싱드론보통높음낮음

 

셀카드론 1세대라고 할 수 있는 솔로나 에어도그, 헥소플러스 등은 별 고민 없이 촬영용 드론으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오나고플라이, 호버카메라, 도비는 위치가 좀 애매하죠. 완구용 드론과 비교하기에는 비싼 편이며 카메라가 훨씬 뛰어납니다. 그렇다고 촬영용 드론으로 분류하자니 가격은 저렴하지만 비행안정성이 부족합니다. 촬영 결과물의 수준도 다소 낮고요.

결론을 내리자면, 최근 출시되는 미니 셀카드론은 사진이나 영상을 괜찮은 화질로 촬영하고 싶지만 너무 비싸고 덩치 큰 드론은 부담스러운 소비자들의 욕구를 겨냥했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완구용과 촬영용 사이 그 어딘가’가 미니 셀카드론의 자리인 것이죠.

 

뛰어난 휴대성, 괜찮은 품질의 카메라, 손쉬운 스마트폰 조종을 특징으로 하는 새로운 형태의 미니 셀카드론이 쏟아져 나오고 있습니다. 자노가 씨를 뿌리고 오나고플라이를 통해 싹이 튼 미니 셀카드론 시장이 열매를 맺을 수 있을까요? 호버카메라와 도비가 출시될 예정인 올 여름이 유난히 뜨거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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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운

박종운

/ 드론스타팅필진
드론에 대해 쓰면서 드론을 배우는 박종운입니다.
park@dronestarting.com
박종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