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부족할 게 없는 이 남자는 누구?

이제부터 정말 실제하는 사람에 대해 소개하겠습니다. 이 사람의 할아버지는 프랑스를 대표하는 영화사 ‘고몽’의 회장입니다. 아버지는 프랑스의 거대 미디어 기업인 ‘파테(Pathe)’의 회장입니다. 작은 아버지는 소소하게(?) 프랑스 1부리그 축구 클럽 릴 ‘OSC’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심지어 아내는 패션 모델이었습니다. 그의 딸은 루이뷔통의 모델이자 영화 ‘007 스펙터’ 의 주인공으로 출연했습니다. 세상 부러울 게 하나도 없는 이 사람은 누구일까요?

레아세이두(Léa Seydoux)가 출영한 영화 포스터 출처 007 스펙터 스틸컷

주인공은 바로 DISCO 드론을 출시하며 2016년 가을, FPV 드론 시장을 선점하려는 패럿(Parrot)의 CEO, 앙리 세이두(Henri Seydoux)입니다. 세이두는 패럿의 CEO이자 프랑스 명품 수제화 크리스티앙 루브탱(Christian Louboutin)의 공동 창업자로 개인 재산만 1억 달러가 넘는 자산가이기도 합니다.

딸인 레아 세이두 외에 나머지 가족들의 이름이 궁금하다면? <클릭>

비밥 날리는 앙리세이두, 딸(레아세이두)과 함께 찍은 사진 출처 WSJ, Voici

 

2. 드론을 만나기까지 긴 나날들

있는 집에서 자란 세이두도 사업가 집안의 가풍을 이어가기에 적절한 사람임을 증명이라도 하듯이 자신만의 사업을 시작했습니다. 이 때부터 패럿의 흑역사가 시작됩니다. 1994년 프랑스 파리에 본사를 두고 패럿을 창업한 앙리 세이두는 음성 인식 소프트웨어를 개발했었습니다. 음성 명령으로 작동되는 전자 롤로덱스(회전 인출식 인덱스 파일)를 첫 제품으로 출시했지만 2016년 현재 전자 롤로덱스가 뭔지 감이 전혀 안 올 정도니까 당연히 실패했습니다.

 

첫 실패 이후 음성명령 기술을 활용해서 패럿은 1995년 시각장애인을 위한 디지털음성비서인 보이스메이트를 출시했습니다. 이번에는 스타마케팅을 활용하여 스티비 원더와 같은 시각장애인 가수들이 사용하자 인지도가 올라갔습니다. 딱 거기까지였습니다.

패럿이 드론 이전에 관심을 가진 것은 자동차였습니다. 1990년대 말에 패럿은 자동차를 생산…….하는 회사가 아닌 자동차 주변기기 업체로 변신했습니다. 2000년에는 자동차 운전자가 핸즈 프리(Hands-free)할 수 있게 돕는 무선 블루투스를 바탕으로 기기를 개발해서 에릭슨과 제휴해 블루투스 핸즈프리 카키트를 판매했습니다. 이번에는 블루투스 기술을 활용해서 2006년에 블루투스를 이용한 전자사진액자와 하이파이 무선 스피커 (Wireless Speaker)를 출시했습니다.

그리고 이후에 스마트폰, 태블릿과 함께 사용할 수 있는 각종 모바일 액세서리를 만들 뿐 아니라 스마트 헤드폰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제품들을 판매했습니다. 이 여정의 끝에서 패럿은 마침내 드론을 만납니다.

 

3. 작은 아이디어가 첫 드론을 만들어 내다.

패럿제품들 출처 rotorworld.co.uk

패럿이 드론을 만들 수 있었던 모든 것은 우연에서 시작됐습니다. 세이두가 파리의 산업 디자인 박물관을 방문했을 때 우연히 1907년에 프랑스 발명가들이 디자인한 자이로플레인(Gyroplane) 모형을 보게 됩니다. 그 때부터 세이두는 장난감 헬리콥터를 휴대폰으로 조종한다는 아이디어를 머리 속에 담아 두었습니다.

자이로플레인출처 en.wikipedia.org

작은 아이디어였지만 패럿은 실제로 이 아이디어를 기술로 구현하기 위해 연구를 거듭했습니다. 그리고 2010년 CES에서 패럿은 마침내 세계 최초의 `AR드론(증강현실 드론)`을 내놓으며 스마트폰 앱으로 조종이 가능한 편리성과 저렴한 가격을 무기로 드론 시장에 진출했습니다.

증강현실이란 가상의 사물을 카메라에 합성하여 원래의 환경에 존재하는 사물처럼 보이도록 하는 기술입니다. 패럿은 사용자가 AR드론을 휴대폰으로 날리면서 휴대폰 화면에서 보이는 가상의 고리를 AR드론을 조종해서 통과하는 게임적인 요소를 소비자들이 재미있게 즐길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그러나 고객들은 AR드론을 공중에 띄워서 자기 집을 촬영하기 시작했고 이 때문에 AR드론의 판매가 급등했습니다. 세이두는 “드론이 날아다니는 비디오 카메라가 됐다. 우리가 구상한 건 아니었다”고 말했습니다. 이렇게 패럿은 최초로 스마트폰 앱과 연계를 통해서 조종이 가능하고, 가격도 저렴한 ‘AR드론(AR.DRONE)’이라는 제품을 내놓고, 세계 각국의 공항 등지에서 판매하면서 일약 세계적인 히트상품 제조업체가 됐습니다.

AR드론 출처 :mln.com.au

이후 패럿은 다양한 소비자 드론 라인업을 추가하면서 글로벌 드론 시장을 장악하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저렴한 가격에 조작도 쉬운 편이어서 아이들 선물용 등으로 특히 인기있는 미니드론 시리즈인 롤링 스파이더(Rolling Spider)와 점핑 스모(Jumping Sumo), 기존 AR드론을 업그레이드한 AR드론 2.0, 중급 미디어 드론 시장을 노리는 비밥(BeBop) 등이 주력 제품으로 자리잡았습니다. 패럿 제품의 가장 큰 특징은 조종 장치가 따로 필요 없다는 점이었고, 비밥을 제외한 모든 드론은 전용 애플리케이션으로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기기와 연동해 컨트롤할 수 있었습니다.

<패럿드론 패러디 영상출처 :패럿>

패럿이 소비자들이 원하는 제품으로 글로벌 드론 시장의 빅3로 거듭나기 위해 기울인 노력에 대한 이야기는 다음에 베세베제 드온느(BCBG Drone), 패럿(Parrot) 이야기 2 에서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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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명진

오명진

/ 드론스타팅필진
어느새 아재가 되어 드론에 대해 쓰고 있는 오명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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