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하늘을 올려다보면 상공에 떠 있는 드론들을 많이 볼 수 있습니다. 군사용, 산업용 뿐 아니라 취미로 드론을 날리는 사람들도 많아졌기 때문이겠죠. 그런데 우리 하늘을 날아다니는 것 중에는 초대받지 않은 손님도 포함되어 있을 수 있습니다.

 

출처 : 연합뉴스, 16.1.27. 군사 전문가 “北, 남쪽에 벌떼처럼 무인기 투입할 수도”

 

다들 예상하셨겠지만, 우리의 초대받지 않은 손님은 바로 북한이죠. 2014년부터 2017년까지 5차례에 걸쳐 북한의 무인기가 발견된 사례가 그 예입니다. 그간 뉴스에서 접하셨을 사안인데 하나씩 천천히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첫 번째 북한의 무인기는 2014. 3. 24. 경기 파주 봉일천 인근 야산에서 발견되었습니다.

 

출처: 중앙일보, 14. 4. 4.

 

날개 폭동체길이높이무게탑재카메라엔진타입
1.92m1.43m55.7cm15kg캐논 EOS 550D일본제 2기통 글로우 엔진

 

북한의 자체기술이라기 보다는 중국과 일본 등 여러 나라의 부품으로 이뤄진 것을 볼 수 있고, 전반적인 프레임은 중국의 SKY-09 기종을 변형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무인기 발견 초반에는 북한에서 보낸 것인지에 대한 논란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하늘색 위장을 한 점과, 리튬배터리에 ‘기용날자’라고 적혀 있는데 ‘날자’라는 표현이 날짜의 북한 식 표현인 점, GPS 정보가 담긴 임무명령서 등 북한이 국내 정보를 파악하기 위해 보낸 무인기임을 증명하는 단서들이 확인되었습니다.

 

 

기체에 장착되어 있던 카메라에는 청와대를 비롯한 서울 시가지 사진이 담겨 있었고, 특히 청와대 주변을 촬영할 때는 고도를 낮추어 사진을 촬영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임무를 수행한 뒤 서울로 돌아가던 중 추락한 것으로, 추락하면서 낙하산이 펴져 기체의 파손이 덜했습니다. 이 낙하산을 분석해 보니 이전에 8번 이상 접었다 편 흔적이 있었다고 하는데 이전에도 수없이 대한민국 영토를 날아와 임무를 수행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여집니다.

두 번째 무인기는 비슷한 시기인 2014. 4. 1. 백령도에서 발견되었습니다.

 

출처 : 중앙일보, 2019.7.15. “백령도 추락 북한 무인기 부품은 일본산이었다”

 

날개 폭동체길이높이무게탑재카메라엔진타입
2.45m1.83m0.78m12.7kg니콘 D800체코제 4기통 가솔린 엔진

파주 무인기보다 좀 더 우리가 알고 있는 비행기와 비슷한 외형인데 추락할 때 낙하산이 펴지질 않아서 주 날개가 파손되었습니다. 기체에 달려있던 카메라에서는 군사시설을 비롯한 소청도, 대청도의 사진이 담겨 있었습니다. 여담이지만 최근에 유엔보고서를 통해 당시 이 무인기의 RC 수신기가 일본에서 수출된 것으로 확인되어 대북제재 위반 논란이 일기도 했습니다.

세 번째는 2014. 4. 6. 강원도 삼척에서 발견되었습니다.

 

출처 : 연합뉴스, 14.4.6. 북한제 추정 무인기, 강원 삼척 야산서도 발견

 

날개 폭동체길이높이무게탑재카메라엔진 타입
1.92m1.22m55.7cm15kg캐논 카메라 추정일본제 2기통 글로우 엔진

 

세 번째 무인기는 파주에서 발견된 것과 유사한 모델입니다. 발견 일자와 관련해서 특이한 점이 있었는데 발견신고는 14. 4월이지만 실제로는 13. 10월 초순 발견된 것입니다. 북한의 무인기 활용 정탐은 최소 2013년 이전이었다는 거죠. 2013. 10월 당시 신고자는 약초를 캐기 위해 산에 올라갔다가 무인기 카메라 안에 있는 메모리 칩을 빼 가져다가 개인 용도로 사용하다가 나중에 무인기 관련 뉴스를 보고서야 북한 무인기인 것을 알고 뒤늦게 신고한 것입니다. 메모리 칩 안에는 강원도 동해안 일대의 사진이 찍혀 있었다고 합니다.

 

우리가 정체불명의 무인기를 처음 보았을 경우 북한의 무인기라는 것을 어떻게 알아볼 수 있을까요. 삼척 무인기 발견 당시 최초 목격자가 이런 측면을 좀 더 생각해 보았더라면 신고가 빨리 이루어졌을 것이고, 조사에 필요한 증거도 더 확보할 수 있었겠죠. 발견된 북한 무인기에는 몇 가지 특징이 있었습니다.

 

1) 하늘색 위장, 하늘에 떠 있을 건데 기체가 하늘색이라는 것이 벌써 뭔가 수상한 기운이 돕니다. 대한민국 국군, 무선조종 동호회, 방송사 등에서 사용하는 무인기는 하늘색으로 도장하지 않습니다.2) 기체 부품의 한글 표기 방식, 파주에서 발견된 것과 같이 배터리에 ‘날자’라는 표현은 북한에서 쓰는 말입니다.3) 탑재 카메라, 무인기 전용 카메라가 아니라 사진가들이 사용하는 일본제 DSLR이 달려 있었습니다. 어떻게 보면 조잡하다고 볼 수 있지만 메모리 카드에 담겨 있는 사진들을 보면 정찰 임무 수행하는데 지장은 없었습니다.

4) 이 외에도 ‘비행장치, GPS, 낙하산, 촬영된 사진, 지문’ 등 채증할 수 있는 단서들은 더 있지만, 그런 것들은 합동정보조사 등 정확한 조사 과정에서 밝혀져야 할 것들입니다. 우리는 일단 ‘하늘색’만 보고도 신고하는게 중요!!

 

네 번째 무인기는 2014. 9. 15. 다시 백령도에서 발견됩니다.

 

출처 : 뉴시스, 17.5.24. “북한 400대 드론으로 1시간내 서울에 생화학공격 가능”

 

당시 백령도 서남쪽 6㎞ 해상에서 어민이 조업 중 표류하던 북한의 무인기를 발견합니다. 이것 역시 파주에서 발견된 무인기와 비슷한 종류로 파손상태가 심해 껍데기만 남아있었습니다.

마지막으로 다섯 번째 무인기는 2017. 6. 9. 강원도 인제에서 발견됩니다.

 

출처 : 이데일리, 17.6.21, 생화학무기 공격 가능한 北 무인기, 5시간 넘게 남한 상공 유린

 

날개 폭동체길이높이무게탑재카메라엔진 타입
2.86m1.85m0.8m13kg소니 A7R/35mm체코제 2행정 2기통

인제군의 야산에서 발견된 기체는 2014년 백령도 무인기와 유사하게 생겼으나 항속거리가 2배로 증가하였고, 그 만큼 엔진 성능이 향상되었습니다.

과거에 비해 급격히 늘어난 주행거리에 놀랐고, 기체는 4kg를 탑재할 수 있었는데 그 만큼에 해당하는 폭발물 또는 생화학무기를 탑재하여 우리 상공에서 테러를 시도하게 되면 인명피해가 크게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이 우려되었습니다.

추락 원인은 엔진 결함, 엔진에서 오작동이 일어나 비행속도가 저하되고 연료 소모량이 많아져서 연료가 바닥난 것이라고 합니다.

카메라 메모리에서는 사진 555장이 발견되었으며 후방지역인 경북 성주 상공까지 내려와 주한미군 사드 기지 사진을 10여 장 촬영하였습니다. 무인기에 장착된 비행조종 컴퓨터 자료를 분석한 결과, 발진과 복귀 예정 지점인 북한 강원도 금강군 주변 8개의 항로점과 임무 비행경로상 18개의 항로점이 설정되어 있었습니다.

 

출처 : 연합뉴스, 17. 6. 13

 

이렇게 수년간 북한 무인정찰기 침투 발생한 것을 계기로 우리 방산업계에서는 무인정찰기 침투 시 이를 탐지할 수 있는 레이더부터 격추까지 할 수 있는 장비를 개발해 왔고, 이를 전선에 배치해 운용 중입니다. 최근 사우디 유전, 이란 솔레이마니 암살 등으로 드론 테러가 이슈되었을 때 각국에서 국내 방산업체의 기술을 주목했다고 합니다.

 

출처 : 조선비즈, 19.9.24, 드론 잡는 한화디펜스 ‘비호복합’…3조원 인도 수주 ‘청신호’

 

2017년 강원도 인제에서 북한의 무인기가 마지막으로 발견된 이후 현재까지 발견된 사례는 없습니다. 다행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과거 우리가 발견한 무인기가 북한이 보낸 무인기 전부가 아니듯이 지금도 우리 상공 어딘가를 날며 정보를 수집하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일각에선 백령도 등에서 발견된 북한의 드론이 조잡하고 성능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북한의 드론 개발 기술력이 낮다고 폄하하는 의견도 있지만 사실 드론의 성능이 좋고 나쁨의 차이로 결정 내릴 사안이라기 보다는 장비를 운용하려는 의도와 운용 능력의 차이가 더 크고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1. 12월 군사학 전문가인 충남대 송승종·길병옥 교수가 논문을 통해 북한 무인기 위협에 대하여 경고하며 한 말입니다.

“이 시점에서 명심해야 할 것은 최근 북쪽에서 날아온 몇 대의 무인기가 실제로는 잔인한 계절의 서막을 알리는 ‘제비 떼’ 같은 끔찍한 존재라는 사실이다.” “기본적인 성능만을 갖춘 저가 무인기를 ‘벌떼 집단’처럼 대량으로 운용하는 북한의 역발상이 효과를 보일 수 있다“

성능 낮은 장비지만 좋지 않은 의도를 가지고 지속적으로 우리 정보를 몰래 가져갈 수도 있고 나아가 테러에 이용할 수도 있는 거죠. 북한의 무인기를 활용한 과거 침투사례를 잘 기억하고, 드론과 안보에 대해 국민들이 관심과 긴장을 놓지 말아야 하는 이유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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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천하

/ 아나드론스타팅필진
4차 산업혁명의 가장 핵심인 드론에 대한 관심으로 시작하여 드론을 경찰업무에 활용하기 위하여 연구하는 전문적 학습공동체(폴드론아카데미) 일원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현재 경찰 드론 실종자 수색 연구를 하고 있습니다. chunha46@naver.com

폴드론아카데미는 전원 현직경찰관들로 구성되어 활동하는 전문적학습공동체로, 드론을 활용하여 효율적인 치안업무에 도움을 주고자 연구하는 경찰 내 현장학습동아리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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