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_아나드론

ANA DRONE, MAY 2018

 

1970년 등장한 소니 워크맨 ‘TPS-L2’. 요즘 우리가 흔히 볼 수 있는 휴대정보기기의 기원을 알고 싶은 사람이 있다면 그는 그 이름을 찾아볼 충분한 이유가 있다.

컴퓨터 기능을 가지고 있는, 손바닥 정도 크기의 기계를 통틀어 이르는 ‘휴대용 기기’라는 용어가 바로 ‘TPS-L2’에서 비롯됐기 때문이다.

“휴대용 소형 장치에서 음악 카세트를 처음 재생하고 헤드폰으로 들을 수 있다, 언제 어디서나 음악을 들을 수 있기 때문에 가전 제품 및 여가 활동에 혁명이 일어났다.” 이 모든 변혁이 1979년 7월 1일 일본 소니사가 내놓은 ‘TPS-L2’ 혼자 벌인 일이다.

 

사진=commons.wikimedia.org

 

출시 당시 가격은 140달러, 3개월 후 3만 대가 판매됐다. 정확한 치수는 H×W×D = 3.50cm×14.00cm×9.50cm. ‘TPS-L2’는 어떻게 ‘혁명’의 반열에 올랐을까? 과연 ‘40년 전’이라는 시간에 기대어 얻은 명성일 뿐일까? ‘TPS-L2’가 스스로 하나의 역사를 기록하며 과거와 현재와 미래를 아우르고 있다면 2018년 즈음에는 어떤 혁명이 전개되고 있는 것일까?

1983년, 모토로라에서 마침내 최초의 휴대전화 다이나택 8000을 공개했다. 휴대전화가 등장한 이후 MP3 플레이어, PDA 등 더 다양한 기능을 갖춘 휴대기기가 줄지어 등장했고, 마침내 우리는 그 동안 만난 여러 기기의 성능을 모은 스마트폰을 갖기에 이르렀다.

이처럼 워크맨을 시작으로 나타난 휴대기기 역사는 채 40년이 지나지 않았지만, 결국 스마트폰이라는 궁극의 기기를 만들어냈다. 혁신은 계속되고 있다.

모든 기능을 한 곳에 담은 휴대기기는 이제 들고 다니는 기기에 멈추지 않고 우리 몸에 착용 가능한, 입는 수준의 디바이스로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드론 또한 이 같은 변화에 발맞춰 웨어러블 디바이스와 함께 우리에게 다가오는 중이다. 이전보다 더 편하고 자유로운 방식으로.

 

 

Myo Armband, 제스처로 조종하는 드론

캐나다에 위치한 워털루 대학 학생 세 명이 창업한 탈믹랩스(Thalmic Labs)사는 지난 2013년 마이오(MYO)라는 이름의 차세대 입력 장치 암밴드(armband)를 공개했다. 이 암밴드를 완장처럼 팔에 착용하고 동작을 취하면 여러 센서가 근육의 전기 신호를 읽고 사용자의 제스처를 인식한다. 이렇게 인식한 제스처에 설정한 명령어로 프로그램과 앱 그리고 디바이스를 제어한다.

 

사진=www.thalmic.com

 

또한 홈페이지를 통해 프레젠테이션, 앱 등 여러 가지 프로그램에 맞도록 설정할 수 있다. 맵퍼(Mapper)로 이름 붙은 프로그램을 다운받아 제스처에 직접 기능을 등록하는 것도 가능하다. 마이오 암밴드는 PC용 운영 체제(Windows, MAC)와 스마트폰 운영 체제(iOS, Android)에서 사용할 수 있다.

 

사진=www.thalmic.com

 

마이오의 제스처 컨트롤은 드론에서도 사용이 가능하다. 탈믹랩스가 개발한 Myo+Parrot 3.0 앱은 블루투스를 사용해 마이오 암밴드와 패럿 드론들(비밥, 점핑 스모, 롤링 스파이더, AR 2.0)을 연결한다. 사용자는 여섯 가지 제스처를 통해 드론을 조종한다.

 

 

 

BLCOKS, 원하는 기능을 골라 만드는 스마트워치

2015년 세계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가전·IT제품 전시회 CES에 독특한 스마트워치가 등장해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스마트워치 BLOCKS는 시계줄을 모듈화해 GPS, 심박 센서, 심카드, 공기질 분석 등 다양한 기능을 담았다. 사용자는 원하는 기능을 골라 자신만의 스마트워치를 만들 수 있는 것이다.

 

사진=www.chooseblocks.com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를 사용하는 BLOCKS는 오픈소스를 지향하는 제품이다. 덕분에 개발에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기능을 개선하거나 자신이 원하는 제품으로 탈바꿈시키는 것이 가능하다. 또 일반적인 스마트폰과 마찬가지로 드론용 앱을 설치해 터치와 슬라이드만으로 조종하는 것도 가능하다.

 

사진=www.youtube.com

 

 

XEagle, 손목시계로 조종하는 드론

드론이 우리 곁에 다가오기 시작하던 2015년은 스마트워치 발달이 한창이던 시기였다. 때문에 첨단을 달리는 디바이스 드론과 스마트워치의 만남은 필연에 가까운 일이었다. 드론이 가장 먼저 이들 디바이스와 만난 곳은 지역적으로 중국을 넘어서 세계적인 IT 기업들의 요람으로 발전한 심천이다.

중국 광둥성에 있는 이 신흥 산업도시에 자리한 드론 개발사 플라이프로(Flypro)는 엑스이글(XEagle)이라는 드론을 선보이면서 스마트워치 조종이라는 새로운 방법을 소개했다. 총 네 가지 모델로 출시된 엑스이글은 기본형인 라이트(Lite), 4K 카메라를 가진 스포츠(Sport), 전용 컨트롤러를 가지고 있는 어드밴스드(Advanced), 장애물 회피기능을 지닌 프로페셔널(Professional)로 구분된다.

 

사진=www.youtube.com

 

엑스이글을 조종하는 핵심 디바이스인 엑스워치(XWatch)를 이용하면 터치 한번으로 이착륙, 팔로우 미, 리턴홈, 서클 기능을 사용할 수 있다. 다른 스마트워치와 마찬가지로 원형 디스플레이를 탑재한 엑스워치를 통해서는 엑스이글이 위치한 고도, 비행 가능 시간 등의 정보도 확인할 수 있다.

이미 기존 컨트롤러를 대체하기에 충분한 엑스워치는 또 다른 기능을 하나 숨겨뒀다. 바로 음성인식 기능이다. 사용자는 ‘Flypro, Take off’, ‘Flypro, Follow me’라는 두 명령어로 터치 없이 이륙과 팔로우 미 기능을 실행할 수 있다.

 

사진=www.flypro.com

 

새로운 조종 디바이스 엑스워치를 선보인 엑스이글은 약 22분 비행이 가능하고 카메라를 탑재한 모델의 경우에는 4K 24fps 해상도를 지닌 영상을 담아낸다. 조종거리가 300m라는 점이 조금 아쉽지만 스포츠의 역동적인 순간을 담아내는 데는 최적의 드론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사진=www.flypro.com

 

 

Staaker, 격렬한 아웃도어에 최적인 드론

스타커(Staaker)는 아름답지만 억센 자연을 품은 노르웨이에서 개발된 드론이다. 격렬한 아웃도어 스포츠를 사랑한다면 이 드론에 주목해야 할 것이다. 최근 등장한 세련된 스마트워치나 아기자기한 셀피 드론에 비하면 투박하지만 그 성능만큼은 터프하기 때문이다.

 

사진=staaker.com

 

피오르드로 유명한 노르웨이는 비와 눈이 많이 내리는 곳이다. 스타크는 이처럼 거친 환경에서 개발된 드론답게 방수 성능은 물론, 시속 30km 강풍 속에서도 비행할 수 있는 강인함을 자랑한다.

스타커의 자랑은 이런 터프한 비행성능에 그치지 않는다. 비슷한 성격을 가진 스포츠 촬영용 드론의 비행 시간이 15~20분 남짓인 데 비해 스타커는 30분 정도 비행이 가능하다.

 

사진=staakr.com

 

스타커가 아웃도어 셀피 드론으로 불리는 까닭은 손목에 착용하는 디바이스 덕분이다. 암밴드 형태의 이 디바이스는 컨트롤러 기능을 갖춘 것은 물론이고 스타커가 사용자를 따라다니는 트래커로도 활용된다. 스타커 드론의 암밴드 트래커는 멋진 순간을 담아내는데 도움을 줄 팔로우, 서클, 컴퍼스, 호버, 시너리 모드도 갖추고 있다.

 

사진=www.represent.no

 

극한 상황에서도 믿고 의지할 수 있는 아웃도어용 드론인 스타커에도 아쉬운 점은 존재한다. 스타커와 함께 멋진 영상을 담기 위해서는 액션캠을 따로 구입해야 한다. 더군다나 많은 액션캠 중에서도 고프로 히어로 4 이상의 기종 외에는 사용할 수 없다는 불편함이 있다. 또 최대 조종거리가 50m에 불과해 사용자와 가까운 거리를 유지하는 스포츠 촬영말고는 활용하기가 어렵다.

 

사진=staaker.com

 

 

더 편하고 더 자유로운 드론 촬영을 위해

2011년 미국 월 스트리트 시위 현장에 가장 먼저 도착한 패럿 AR 드론 2.0은 많은 사람에게 드론의 새로운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 활약을 계기로 등장하기 시작한 촬영용 드론은 더 넓게, 더 멀리 보는 눈으로 지금도 사랑받고 있다. 하지만 드론으로 항공 촬영을 즐기기에는 아직 감수해야 할 불편이 많다.

 

사진=www.kiip.ee

 

우수한 품질의 영상과 사진을 만들어 주는 드론은 아직 외형이 거대하고, 그 드론에 내 마음을 전달하는 컨트롤러도 거추장스럽기만 하다. 이런 불편함을 해소하기 위해 드론과 컨트롤러를 마치 한 몸처럼 만드는 시도도 있었지만 결과는 만족스럽지 못했다. 이런 상황에서 새롭게 등장한 웨어러블 디바이스가 드론과 함께 또 다른 도전을 준비하고 있다.

 

사진=www.gdu-tech.com

 

웨어러블 디바이스와 만난 드론은 앞으로 우리가 더 쉽고 편하게 하늘을 즐길 수 있도록 도와줄 것이다. 스마트폰이 등장한 이후로 전혀 다른 생활세계에서 살아가고 있는 우리에게 웨어러블 디바이스와 결합한 드론은 또 어떤 세상을 보여줄까? 지금껏 경험하지 못한 더 자유로운 비행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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