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4월, 이항(EHang)이 출범했다. 2년에 걸친 기술 개발 끝에 광둥성 광저우에서 처음 모습을 드러냈다. 이항의 설립 목표는 ‘세상에서 가장 조종하기 쉬운 드론을 만들자’는 것이었다. ‘이항’은 ‘1억 명의 비행’이라는 뜻을 지닌 이름이다. 이항(EHang)의 창업자인 슝 이팡(Xiong Yifang)은 19세에 스타트업을 시작했다. 소셜커머스, 소셜데이팅 사이트 등을 만들어 운영하면서 자신이 지닌 기업가로서의 자질을 키웠다. 싱가포르 난양이공대학(南洋理工大 )을 졸업하고 미국 듀크대 MBA 석사를 마쳤다. 중국으로 귀국한 뒤 모형항공기 애호가, 영업의 귀재인 두 사람과 함께 공동 창업의 뜻을 모았다. 칭화대 컴퓨터학과 출신의 후아지 후(Huazhi Hu), 베이징대에서 영업 관련 마케팅을 전공한 양 전취안(Yang Zhenquan)이 그들이다.

 

 

이항의 출발, 첫 모델 고스트의 성공

이항의 첫 모델인 고스트(GHOST, Ghost Intelligent Aerial Robot)는 이항의 목표를 적극적으로 반영한 작품이다. 드론에 관심을 기울이는 사람은 많지만, 정작 조작을 하는데 어려움을 겪어 선뜻 드론의 세계에 발을 들이지 못하는 사람들이 더 많았다. 이항은 그런 이들에게 드론의 즐거움을 알려주고자 고스트를 개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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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스트의 가장 큰 특징은 복잡한 컨트롤러 없이 스마트폰만으로 간편하게 조종할 수 있다는 점이다. 당시에도 패럿(Parrot) 사의 비밥드론(Bebop Drone)처럼 이미 스마트폰으로 조종을 하는 제품들이 있기는 했다. 하지만 고스트는 어린 이들도 조종을 쉽게 할 수 있을 정도로 대단히 직관적인 인터페이스를 갖추었다. 또한 스마트폰 조종의 고질적인 문제점이었던 불안전한 연결을 신호증폭기인 G-box를 통해 해결하면서 다른 제품들과 차별성을 두었다. 오토 호버링, 웨이 포인트 비행, 팔로우 미, 리턴 홈 등 다양한 기능을 지원하면서 사용자의 편의를 도모하는데 성공한 것이다.

고스트는 이처럼 다양한 기능과 편리성을 바탕으로 중국의 크라우드 펀딩 사이트인 데모아워(DemoHour)에서 37만 위안(약 6500만 원)의 자금을 유치하는 데 성공했다. 이후 여세를 몰아 최종 테스트를 완료한 뒤, 2014년 11월 인디고 고(indiegogo.com)에서 불과 두 달만에 목표액의 약 8배에 이르는 85만 달러(약 10억 원)에 이르는 자금을 끌어왔다. 그 결과 출시 1년 만에 70여개의 나라에 판매가 될 정도로 선풍적인 인기를 일으켰다. 이항은 고스트가 가져온 성공을 바탕으로 드론 업계에서 유례없는 빠른 속도로 발전하기 시작했다. 2014년 12월에 1000만 달러(약 120억 원), 2015년 8월에 4200만 달러(약 500억 원)에 이르는 투자금을 확보하면서, 창립 이후 16개월 만에 회사의 가치가 100배로 뛰었다. 초창기에 4~5명이였던 직원 수는 현재 200명 이상에 이르고 있다.

 

 

이항 216 드론 택시

EHang 216은 2018년 2월에 처음 발표된 자율 항공기로, 이항의 초기모델인 184를 기반으로 탄생했다. 프로펠러가 4개에서 8개로 늘어났으며 한 명 혹은 두 명의 승객이 탑승할 수 있다. 단일 시트 버전은 EHang 116으로 개발됐다. 2018년 4월에는 암스테르담 아레나에서 네덜란드 왕자 피터 크리스찬(Pieter Christiaan)과 함께 유인 비행 테스트까지 진행했다. 2020년 여름, 이항은 216 물류 화물 드론에 대한 특수 비행 운영 인증서를 발급받았다.

이항의 드론 택시 제작은 크게 두 단계로 나뉜다. 1단계는 전 세계 여러 국가에서 테스트하기 위해 각 나라의 환경에 맞는 수백 개의 프로토 타입을 제작한다. 2단계는 비행을 통해 얻어진 실증 데이터를 분석해 항공기를 대량으로 생산하는 것이다. 생산 파트너는 경량 항공기 설계와 개발 및 제조를 전문으로 하는 오스트리아의 기업 FACC이다. 이항 드론 택시는 독자적인 기내 운영 체제 프로그램을 탑재하고 있다. 자동조종장치 및 비행 제어시스템은 가속도계, 자이로스코프, 자기나침반, 기압계, 시각센서, 글로벌 내비게이션 위성시스템 (GNSS) 등을 이용해 데이터를 수집하고 이 정보를 사용해 지능형 내비게이션 결정을 내린다. 또한, 이항 커맨드센터(EHang Command Center)의 지원을 통해 통신, 배터리 관리 및 안전 관리가이루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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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1월에 이항은 바람, 안개 및 시야 확보가 어려운 상태에서 최대 시속70km로 EHang 216의 비행 테스트를 실시해 2000 개 이상의 승객 비행 테스트를 수행했다. 이항은 또한 미국에서의 비행을 위해 미연방항공국(FAA) 승인을 구하고 있으며 미국 내 첫 시험 비행은 2020년 1월에 실시됐다. 드론 택시가 고층 건물 같은 곳의 옥상에 착륙이 가능하도록 여러 유형의 E-Port를 설계한 것도 이항이다. E-Port는 크고 작은 지붕이 있는 건물을 위해 설계됐으며 지상 및 수중 착륙 시설용으로 활용이 가능한 버전도 만들었다.

 

 

EHang 216F 소방드론

EHang이 세계 최초로 대형 적재가 가능한 공중 소방 드론을 개발한 것은 2020년 7월이다. EHang 216을 기반으로 설계한 EHang 216F가 그것이다. EHang 216의 소방 버전이라고 할 수 있는 이 드론은 특히 고층 소방용으로 설계됐다. EHang 216F의 최대 비행 고도는 600m 이며, 한 번의 비행으로 최대 150리터의 소방수와 6개의 소화기 폭탄을 운반할 수 있다. 소방 드론은 적외선 줌 카메라를 사용하여 화재 위치를 식별한다. 화재현장에서 진압에 알맞은 위치에 호버링하며 레이저 조준 장치를 사용해 소화 폭탄 및 소방수를 분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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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대의 216F를 배치해 신속하게 화재를 진압할 수 있다. EHang 216F는 향후 반경 5km(3마일) 이내의 소방작업을 돕기 위해 도시 소방서에 배치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항의 자동조종장치 및 중앙 집중식 관리기술을 사용하면 소방관이 소방현장에 도착하기 전에 EHang 216F 드론을 원격으로 출동시켜 초기에 대응할 수 있다. 이를 통해 화재 대응 시간을 상당히 단축하고 사상자를 줄일 수 있게 된다.

 

 

EHang 216, 서울 하늘을 날다

EHang 216이 2020년 늦가을 서울 여의도 하늘 위를 날았다. 이항의 2인승 드론 택시가 한국에서 첫 비행을 마친 것이다. 비행은 11월 1일 서울 도심에서 열린 도심항공교통(UAM, Urban Air Mobility)의 서울행사인 ‘Open the Urban Sky’에서 시행됐다. 인구가 밀집된 도심지에서 자율 주행으로 에어택시가 비행한 것은 이번이 국내 최초였다. 약 50m 상공에서 여의도 한강시민공원, 서강대교, 밤섬, 마포대교 일대 1.8km를 약 7분간 두 바퀴 선회하는 비행에 성공했다. 이항216 한 대 가격은 20만~30만 달러(약 2억 2000만~3억3000만 원)에 이른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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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2020년 6월 ‘대한민국 도시 항공 모빌리티(K-UAM) 로드맵’을 발표하고 2025년경 UAM 서비스 상용화를 계획하고 있다. Ehang 216의 시험 비행은 한국의 여러 도시에서 이어진다. 이항은 서울에서의 비행 외에도 도시 여객 운송, 항공 관광, 도서지역 교통 및 항공 물류와 같은 다양한 활용을 위해 한국의 더 많은 지역에서 일련의 시험 비행을 시작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전 세계 100여 개 국가에서 크고 작은 드론 택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미국의 보잉과 우버, 한국의 현대자동차, 일본의 도요타 등 드론 제조업체, 항공 우주 회사, 차량 서비스 회사, 자동차 제조업체가 모두 드론 택시 개발에 뛰어들었다. 우수한 기술력과 신뢰도를 바탕으로 누구나 스마트 폰을 조작하듯 손쉽게 무인기를 조작해 3~5년 이내로 모든 사람들이 드론을 한 대씩 소유하는 세상을 만드는 것이 이항의 목표라고 한다.

이항은 드론 택시를 통해 도시 항공 모빌리티 산업의 선도자로 나서며 한 발 한 발 미래 교통의 관문을 향해 줄달음질치고 있다. 드론은 단순히 교통수단으로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최근에는 소방 드론으로 활용 영역을 넓히고 있다. 이항의 CEO 후아지 후는 ‘혁신적인 제품으로 불가 능을 가능케 하자’고 강조한다. 이항이 얼마나 더 편리한 드론을 만들고 어떤 혁신적인 드론을 개발할지, 이제까지의 성과보다 앞으로의 행보가 더욱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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