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회를 강조하듯 빨간색 ‘1st’가 인상적입니다

지난 12월 17일 과천시와 한국모형항공협회가 함께 미니드론레이싱 대회를 개최했습니다. 대회는 과천시가 주관한 ‘과천시 미니드론레이싱대회’와 한국모형항공협회가 주관한 ‘1st Korea Indoor FPV Drone Racing Competition’ 2가지 대회지만 같은 장소와 같은 트랙에서 진행한 하나의 대회였습니다.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실내에서 열리는 드론 레이싱 대회인데다 12cm 이하에 3.7V 배터리를 사용하는 미니 드론만 참가할 수 있는 대회입니다. 확인된 바는 아니지만 이 경기가 미니드론 레이싱으로는 세계 최초가 아닐까 이야기되고 있어 드론스타팅에서 대회를 직접 가보았습니다. 현장의 느낌을 생생히 전달하기 위해 아예 시합에 도전해 보기로 합니다.

 

경기 전날

경기 중에는 어떤 일이 발생할지 모르기 때문에 2대 이상의 드론을 준비하는 것이 좋습니다. 특히 미니 드론은 내구성이 높지 않은 DC 모터를 사용하기 때문에 예고 없이 수명이 다하기도 합니다. 한 대만으로 출전한다면 여분의 부품과 현장에서 수리할 수 있는 도구를 가져가는 것이 좋습니다.

Tiny Whoop와 QX90을 준비합니다.

Tiny Whoop은 어떤 드론일까요?

QX90은 어떤 드론일까요?

FPV 레이싱 경기는 드론에서 촬영된 영상을 보면서 경기를 진행하기 때문에 규정된 주파수를 사용해야 합니다. 대부분의 국내 대회는 Race Band 라는 주파수를 사용합니다. 자신의 FPV 영상 장치가 Race Band를 사용할 수 있는지 미리 확인하세요.

Race Band 주파수 표. 마치 라디오 주파수와 비슷합니다. FPV 드론은 해당 주파수로 영상을 송신합니다.

배터리를 충전하는데 약 30분에서 40분 정도의 시간이 필요합니다. 시합 중에 배터리를 충전하기는 쉽지 않아 되도록 많은 배터리를 충전해서 준비합니다. 대회 규정인 3.7V 1s 배터리는 완구용 드론에 들어 있는 USB 충전기로도 충전이 가능하니까 스마트폰 충전 배터리를 가져가도록 합니다. 그리고 설레는 마음을 달래며 일찍 잠이 들면 됩니다.

 

시합당일 AM 9:00

‘과천시 미니 드론 레이싱 대회’는 과천의 초중학생을 대상으로 한 미니드론 조종대회 입니다. 경기는 독득한 형태로 진행되었는데 선수와 드론이 함께 달리는 형태의 경기입니다.

선수와 드론과 심판이 같이 달립니다

신호와 함께 복잡한 트랙을 따라 달리면서 시간을 측정합니다. 장애물을 지나치면 기록에 5초를 더하기 때문에 가능한 통과해야 합니다. 2회씩 도전해서 총 3차전 까지 6번의 도전 기회가 있는데 각 경기에서 측정된 가장 짧은 기록으로 선수들의 승부를 겨룹니다. 드론과 같이 달리기 때문에 드론과 조종기와 내가 하나가 되어야 좋은 기록을 만들 수 있습니다.

우승한 초등학생 최고 기록이 중학생의 최고 기록을 능가했습니다. 상품으로 Induxtrix FPV가

각자의 시간 기록으로 겨루는 경기지만 시간 차이를 두고 선수들이 출발하기 때문에 종종 뒷 선수가 앞 선수를 앞지르는 장면을 볼 수 있습니다. 레이싱의 백미는 추월입니다. 승부욕에 내 미니 드론을 들고 출전하고 싶은 마음에 가슴을 두근거려 봅니다.

 

AM 10:00

FPV 레이싱 대회 선수 등록을 시작했습니다. 등록된 선수의 출석을 확인하고 자신의 출전 드론을 검사합니다. 드론은 미니 드론 규격에 맞는지 검사를 합니다.

미니 드론 출전 규격. 1g의 다이어트가 아쉬운 60g이하의 드론이 오늘의 주인공입니다. 사진=http://www.k-ama.org/

많은 드론 쇼핑몰에서 사은품을 지원해서 경기 등록과 함께 미니드론용 1s 배터리, 프로펠러 세트와 경품권을 받았습니다. 경기를 앞둔 긴장을 떠나서 기분이 좋아 졌습니다. 승부에 대한 부담이 조금 줄어든 기분입니다.

 

AM 11:00

예선대회가 시작됩니다. 4명씩 10개조가 트랙을 2바퀴를 돌아 기록을 측정합니다. 선수는 경기장 강단에 마련된 선수석에서 경기에 임합니다. 선수 1명에 주심과 부심 2명이 기록을 측정합니다. 선수는 자신의 준비한 FPV 고글이나 모니터로 경기에 임하고 심판은 모니터로 선수의 영상을 관찰합니다.

레이싱 경기 트랙. 출발점에서 본부석을 향해 출발합니다. 사진=http://www.k-ama.org/

처음 드론레이싱 경기에 참석하면 손이 부들부들 떨리는 중풍을 경험합니다. 눈앞에 펼쳐진 실내 경기장의 모습을 FPV 화면으로 보는 긴장감으로 자신의 심장 소리가 주변 소음보다 더 크게 들리기까지 합니다.

경기장 바닥에 표시를 따라 장애물을 피하면서 비행합니다

관중석에서 바라보는 미니 드론 레이싱 경기는 일반 드론 레이싱 대회와는 달리 경기장이 한눈에 들어옵니다. 비록 12cm의 작은 드론이라도 선수 관람석 바로 앞에 설치된 게이트 (레이싱 경기에 사용되는 원형 통과물)는 경기를 지켜보는 관람객에게도 흥미진진한 볼거리를 제공합니다. 미니드론은 출력이 높지 않아 위험하지 않기 때문에 관중석이 경기장에 가깝게 위치할 수 있습니다.

 

PM 1:00

간단한 점심을 마치고 예선 3차전이 시작됩니다. 시합 전에 경품권 추첨은 긴장되는 대회의 큰 즐거움을 줍니다.

고급 레이싱 드론 모터, 고성능 배터리, 프로펠러 세트가 경품으로!!!! 내건 없다!

일반적인 드론레이싱 경기보다 실내라는 비행 특성상 2바퀴의 트랙을 완주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30초에서 1분 30초 정도 밖에 걸리지 않습니다. 선수는 이 짧은 시간에 자신의 모든 역량을 발휘해야 합니다. 경기 시작 전의 긴장감과 경기 중의 몰입감, 무사히 완주하고 기록을 확인할 때 안도감은 처음 경기를 경험하는 선수나 수회 대회 수상경력이 있는 선수나 마찬가지로 다가옵니다.

예선 결과. 예선 1위는 33.28초!!!

운영진에서 공지한 선수 기록과 16강 진출 선수 명단이 공개 됩니다. 40명의 선수 중 가장 빠른 16명의 선수가 다음 경기를 준비합니다. 16명중 5명이 중학생 선수네요. 중학생은 역시 무섭죠.

 

PM 2:00

16강 경기가 시작됩니다. 예선에서는 자신의 FPV영상 채널이 정해져 있어 계속 사용하지만 16강전을 위한 조가 다시 편성이 되기 때문에 FPV 영상 주파수를 다시 설정해야 합니다.

미니 드론의 카메라 모듈 뒤에 FPV 영상 채널 설정 스위치로 채널을 바꿀 수 있습니다. 본선 진출에 탈락한 저는 채널을 바꿀 필요가 없었습니다.

4명씩 4조로 진행되는 16강 경기는 순서대로 출발해서 기록을 측정하지 않고 4대가 동시에 출발합니다. 출발하자마자 발생할 수 있는 충돌을 피하기 위해서 출전한 미니 드론은 예선 기록이 좋은 순서대로 가장 앞자리를 차지합니다. F1 레이싱 경기와 비슷합니다.

나란히 출발을 기다리고 있는 선수들

16강부터는 3바퀴를 돕니다. 예선과 달리 다른 선수를 앞질러야 하는 경기기 때문에 선두를 유지하거나 앞지를 기회를 잡기에 2바퀴는 너무 짧은 탓입니다. 1위와 2위만 8강 진출의 기회가 주어집니다.

 

PM 3:00

8강 경기가 진행됩니다. 여기까지 올라온 선수들은 결승 진출을 위해 더 과감한 비행을 시도합니다. 시간 단축이 아닌 상대 선수를 이겨야하기 때문에 장애물이나 상대 선수와 충돌하는 일도 발생합니다.

충돌로 배터리가 아슬아슬하게 걸려있는 드론

충돌로 탈락하는 기체들이 많이 생기기 때문에 안전한 속도로 완주를 목표하는 것도 전략입니다. 하지만 준결승에 승부를 불태우지 않을 수는 없습니다. 충돌 사고는 레이싱 경기 관람에 백미죠. 충돌로 추락해서 배터리가 반쯤 빠진 상태로 다시 날아올라 힘겹게 경기장을 완주하는 장면에 모든 사람들의 박수갈채가 따르기도 했습니다.

 

PM 3:30

최고의 뛰어난 솜씨와 강한 운을 가진 4명의 선수가 마지막 레이싱을 펼칩니다. 선수들의 미니 드론에서 송출되는 FPV 영상 화면은 영상 수신기로 볼 수 있습니다. 관람객들 대부분 FPV 고글로 선수들의 영상 채널을 바꾸면서 선수와 동일한 화면을 관람합니다.

결승전의 영상을 FPV 고글을 통해 선수와 동일하게 볼 수 있습니다. 우승한 이준휘 선수의 결승 영상. https://www.youtube.com/watch?v=-l2xZoGoJms

정작 결승전은 경기가 너무 과열되어 3명의 선수가 완주를 하지 못하고 말았습니다. 아쉬운 경기라고 했지만 FPV 고글로 선수의 영상을 관람하던 저에게는 더 빠른 기록을 위해 장애물을 아슬아슬하게 질주하는 선수의 긴장감이 그대로 전해져 왔습니다. 결승다운 비행이었습니다.

우승을 차지한 이준휘 선수

1위는 경기 중반 충돌로 뒤집히는 위기를 극복한 드론뷰텍 소속의 경기 하남 동부중학교 3학년 이준휘 선수에게 돌아갔습니다. (중학생은 역시나 무섭습니다.) 시상은 부상으로 신형 레이싱 드론과 상금 50만원이 수여되었습니다.

경기를 빛낸 선수들

세계 최초일지 모르는 (아무도 정말 세계 최초인지는 확인을 안 하네요. 저도 검색으로 다른 경기가 있었는지 확인해 보았지만 정말 세계 최초 미니 레이싱 대회가 아닌가 생각됩니다.) 1회 미니 드론 레이싱 대회는 이렇게 막을 내렸습니다.

처음 개최된 경기라고 보기에는 짜임새 있는 운영과 진행이 국제 대회 수준이었습니다. 한국에서 열린 국제 레이싱 대회에 참석한 외국 선수들이 모두 한국의 대회 운영을 칭찬하는 데에는 이유가 있더군요. 비록 예선 탈락 이후 선수에서 관람객으로 강등된 저도 경기 마지막까지 정말 즐거운 시간이었습니다.

한국의 레이싱 드론은 다른 아시아 국가들 보다 6개월 이상 더 많이 발전해 있다고 합니다. 새로운 기술에 민감한 탓도 있지만 드론을 날릴 넓은 공간이 부족한 국내에서 한정된 공간에서 진행되는 드론 레이싱이 발전하지 않나 생각해 봅니다. 하지만 홍콩이나 대만은 드론 레이싱을 즐길 만한 그만한 공간도 없고 일본은 규제 때문에 비행이 더 어렵다고 합니다. 실내에서 경기가 가능하고 기술적인 제약이 적은 미니 레이싱 드론은 아시아를 중심으로 크게 발전할 것을 예측해 봅니다.

그중에서도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경기 운영 능력과 높은 기량의 선수를 갖춘 한국이 중심에 서지 않을까요? 한국 드론의 미래를 드론스타팅에서 여러분과 함께 지켜보겠습니다. 그리고 저도 오늘까지만 좌절하고 다음 대회에 도전해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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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연기

민연기

/ 아나드론스타팅필진
하늘을 나는 물건을 하나씩 공부하고 있는 엔지니어 입니다.
http://blog.naver.com/smoke2000
민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