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드론스타팅에서 수많은 드론을 소개했습니다. 개중에는 특이한 디자인으로 시선을 끄는 제품들이 많았는데요. 최근에 다뤘던 것 중에는 ‘롬-e(Roam-e)’나 ‘디스코(Disco)’ 정도가 두드러졌죠.

롬-e의 모습. 사진=myroam-e.com

롬-e가 뭐야?

디스코는 어떤 드론?

갑자기 디자인 이야기를 꺼낸 데는 이유가 있습니다. 이번에 소개할 드론의 가장 큰 특징이 바로 근본 없는(?) 외관이기 때문이에요. 무려 달걀처럼 생겼습니다. 물론 크기를 고려한다면 타조알에 더 가깝겠지만요. 중요한 건 쿼드콥터 주제에 ‘알’을 닮았다는 사실 아니겠습니까.

믿기 힘드시겠지만 드론입니다. 사진=designboom.com

이 독특한 드론의 이름은 ‘파워에그(PowerEgg)’, 직역하면 ‘강력한 달걀’입니다. 군더더기 없이 깔끔한 작명에 감탄이 절로 나오죠? 파워에그를 만든 제조사의 이름은 ‘파워비전(PowerVision)’이니 얼마나 파워를 사랑하는지 알 수 있습니다. 달걀이 디자인을 상징한다면 파워는 성능을 의미하겠죠? 지금부터 파워에그의 파워풀한 성능에 대해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펼치면 이런 모습입니다. 사진=powervision.me

 

1. 달걀을 지휘한다

파워에그에는 두 가지 버전의 컨트롤러가 있습니다. 이 중에서 하나는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이미지와 동일합니다. 요즘 다들 그런 것처럼 스마트폰을 연결해서 사용하는 RC조종기죠. 특별할 게 없습니다.

두 가지 버전의 컨트롤러. 사진=powervision.me

다른 하나가 아주 재밌는데요. 생긴 모습이 꼭 리모컨을 연상시킵니다. 이름은 더더욱 재밌는데요. ‘파워에그 마에스트로(PowerEgg Maestro)’입니다. 다들 아시다시피 마에스트로는 ‘거장’이라는 뜻이죠. 명지휘자나 명연주자, 혹은 아주 뛰어난 장인에게 붙이는 칭호입니다. 드론 조종은 아무래도 지휘와 가장 가깝겠죠?

‘달걀 지휘봉’인 파워에그 마에스트로의 핵심 기술은 모션 인식입니다. 기울이는 방향에 따라 기체를 움직일 수 있어요. 이착륙은 가운데에 부착된 버튼을 통해 원터치로 해결할 수 있습니다.

사진=powervision.me

 

2. 멀리, 그리고 오래

파워비전은 중국 베이징에 본사를 두고 있는 기업입니다. 중국산 드론의 가장 큰 장점은 역시 기본적인 비행 성능이 받쳐준다는 것인데요. 파워에그도 예외가 아닙니다.

스펙에서 가장 인상적인 부분은 인식 거리인데요. 무려 5km까지 FPV(First Person View)가 가능합니다. DJI의 ‘팬텀4(Phantom 4)’와 맞먹는 수준이죠. 물론 팬텀4는 검증이 된 제품이고 파워에그는 출시 전이라는 차이는 있지만요.

비행 가능 시간도 23분으로 꽤나 깁니다. 이 정도 수치면 현재 나와 있는 취미용 드론 중에서 중상 레벨 정도는 차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3. 분실 걱정 뚝!

“화마(火魔)보다 수마(水魔)가 무섭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불에 타면 재라도 남지만 물에 휩쓸려가면 아무 흔적도 남지 않기 때문인데요. 똑같은 원리를 드론에 적용하면 이렇게 말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박살보다 분실이 무섭다”

드론이 큰 충돌로 인해 심하게 파손되면 참으로 가슴이 아픕니다. 꼭 내 자식이 다친 것만 같죠. 그래도 고장 정도에 따라 수리를 하거나, 부품을 중고로 판매하거나, 하다못해 고물상에 넘길 수 있습니다. 하지만 잃어버렸을 경우에는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죠.

파워에그는 이런 참사를 막기 위해서 안전장치를 마련했습니다. ‘스마트 맥시멈 디스턴스 모드(Smart Maximum Distance Mode)’라는 아주 긴 이름으로 말이죠. 명칭은 거창하지만 알고 보면 간단합니다. 파워에그의 사용자는 드론을 날리기 전에 기체가 컨트롤러로부터 멀어질 수 있는 최대 거리를 설정할 수 있어요. 조종이 미숙해서 걱정이시라면 이 모드를 활용해서 거리를 아주 작게 설정하면 됩니다. 물론 시계(視界) 내 비행을 준수하는 드론스타팅 방문자 분들께는 필요없는 기능일 수도 있겠네요. (뜨끔하신 분 분명 있을 듯!)

 

4. 내 사전에 사고는 없다

이름에 ‘파워’가 들어가기 때문에 굉장히 강력하고 거칠 것 없는 비행을 보여줄 것 같지만, 파워에그는 의외로 안전에 신경을 많이 쓴 드론입니다. 그 증거가 바로 일시정지(Pause) 기능과 사용자 안전거리 유지(Safe User Distance) 기능이죠.

일시정지 기능은 컨트롤러에 부착된 버튼을 누르면 실행되는데요. 이 기능이 실행되면 기체는 이전까지 수행하던 모든 기능을 정지하고 제자리에서 호버링(Hovering)을 하게 됩니다. 급작스러운 장애물을 만나거나, 조종에 어려움을 겪을 때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겠죠?

사진=powervision.me

사용자 안전거리 유지 기능은 기체와 조종자 간의 충돌을 막는 역할을 하는데요. 파워에그는 비행 중에 컨트롤러로부터 항상 최소한의 안전거리를 두도록 설계되어 있습니다. 한 가지 주의할 점은 ‘사람’이 아니라 ‘컨트롤러’를 인식하는 것이므로 장애물 회피 기능과는 차이가 있다는 거예요. 혼동이 없길 바랍니다.

사진=powervision.me

 

5. 손색 없는 촬영기능

어떻게 보면 괴상하기까지 한 외모와 달리, 파워에그의 용도는 매우 평범합니다. 전형적인 촬영용 드론이라고 볼 수 있는데요. 4K 해상도의 카메라와 3축 짐벌(Gimbal) 등 촬영에 필요한 핵심적인 요소들을 다 갖추고 있습니다.

파워에그의 카메라. 사진=powervision.me

한 가지 특기할 만한 사실은 짐벌을 360도로 회전하는 게 가능하다는 것인데요. 유닉(Yuneec)의 ‘타이푼H(Typhoon H)’가 갖추고 있는 기능이죠? 파노라마(Panorama) 제작에 관심이 있거나 색다른 영상을 얻고 싶은 분이라면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을 듯합니다.

 

6. 듀얼 GNSS와 옵티컬 포지셔닝

파워에그는 GPS와 베이더우(BeiDou)의 듀얼 GNSS를 채택하면서 실외 비행의 안정성에 신경을 썼습니다.

베이더우가 뭔가요?

GNSS란?

그와 동시에 옵티컬 포지셔닝(Optical Positioning) 기능도 갖추고 있는데요. 옵티컬 포지셔닝이란 기체 하단에 달린 센서를 통해 지면과의 거리를 계산하여 호버링 정밀도를 높이는 기술을 말합니다. DJI가 팬텀 시리즈에서 선보인 비전 포지셔닝(Vision Positioning)이 원조 격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이후 수많은 아류작(?)들이 비슷한 기능을 선보였습니다. 파워에그의 경우, 기체가 길쭉하다 보니 기체 하단이 아닌 (Arm) 부분에 센서를 부착했네요.

옵티컬 포지셔닝 덕분에 실내 비행 안정성이 높아졌습니다. 영상=youtu.be/TwCaR-e0t2A

 

파워에그의 스펙을 표로 정리해서 보여드립니다.

가격(관부가세 제외)1,288달러(약 144만원)
크기272×176mm(접었을 때)
272×476mm(펼쳤을 때)
무게2,100g
비행 가능 시간23분
최고 속력초속 13m
카메라4K 30fps
1470만 화소
짐벌3축
GNSSGPS
베이더우

 

지금까지 파워에그에 대해 알아봤는데요. 아쉬운 점을 하나 꼽자면 가격 경쟁력입니다. 찬찬히 뜯어보면 디자인은 신기하지만 기능 자체는 새로울 것이 없어요. 물론 디자인조차 판에 박힌 듯한 제품과 비교하면 우위에 있다고 볼 수도 있겠지만, 거의 150만원에 달하는 가격을 생각해보면 뭔가 부족하다는 느낌을 감출 수 없죠. 이 가격이면 팬텀4나 타이푼H, 그리고 최근에 출시된 ‘매빅 프로(Mavic Pro)’ 정도와 맞붙게 되는데 승산이 얼마나 있을지는 미지수입니다.

파워에그는 아직 선주문을 받고 있는 제품으로, 약 10주 후에 배송이 시작된다고 하는데요. 레드오션 중의 레드오션이라고 할 수 있는 촬영용 드론 시장에서 얼마만큼 선전할 수 있을지 지켜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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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운

박종운

/ 드론스타팅필진
드론에 대해 쓰면서 드론을 배우는 박종운입니다.
park@dronestarting.com
박종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