춥기만 했던 겨울을 지나 맞이한 봄을 넘어 만난 5월은 드론을 위한 계절입니다.

하지만 지난 4월도 드론의 계절이었습니다.

물론 막 봄을 맞이했던 3월도 드론의 계절이긴 마찬가지지만 지난 4월은 좀 더 특별했습니다.

 

지난 28일, 한강 드론 페스티벌이 있었거든요. 사진=www.handrone.kr

 

서울디지털재단이 주최한 한강 드론 페스티벌은 서울에서 맘 놓고 드론을 날릴 수 있는 하늘을 가진 광나루 한강드론공원에서 열렸습니다.

 

드론에게 척박한 서울에서 한강드론공원은 맘 놓고 드론을 날릴 수 있는 곳입니다.

 

알고 있습니다. 5월은 가족의 계절이라는 걸요.

하지만 연인, 가족과 함께하는 나들이에 매번 드론을 바리바리 챙겼다가는 보통의 등짝으로는 견디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드론 축제는 소중합니다. 축제란 모름지기 모두가 함께 즐겨야 하고, 드론 축제에는 드론을 바리바리 챙겨가도 하나도 이상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아나드론스타팅은 드론의 계절 5월을 맞아, 4월 마지막 토요일에 열린 드론 축제를 찾아가 보았습니다.

이런 축제는 많아야 하거든요. 다행히 호흡기를 위협하는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도 잦아들어 파란 하늘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축제가 시작되는 지점을 알리는 아치형 문이 우리를 반깁니다. 레이싱 드론이 에어게이트를 돌파하는 기세로 들어가 봅니다.

 

한강 드론 페스티벌은 크게 레이싱 존과 체험 존으로 나누어 진행되고 있었습니다.

 

입구에서 오른쪽으로는 드론 레이싱 경기장이, 왼쪽으로는 다양한 체험이 기다리는 부스가 준비되어 있습니다. 사진=www.handrone.kr

 

의연한척 흥분을 감추기 위해 깊은 심호흡을 한 후, 체험 존부터 하나씩 하나씩 방문해 볼까요?

 

 

드론을 직접 만들어 보자

 

어린이들의 바쁜 손길에 하나씩 하나씩 드론이 제 모습을 찾아갑니다.

 

드론 DIY’는 준비된 드론을 직접 만들어 보는 체험을 할 수 있는 곳입니다.

간단한 완구형 드론을 순서에 따라 조립합니다. 만든 드론으로 비행을 배울 수도 있고 가지고 갈 수 있어 많은 인기를 끌었습니다.

물론 미리 체험을 신청한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진행되었습니다. 지도 선생님의 안내에 따라 드론을 만들어 보면서 드론의 모양과 프로펠러의 움직임을 배웁니다.

만들어 볼 수 있는 드론이 정해져 있어 미리 신청한 부지런한 어린이만 체험해 볼 수 있었습니다.

다음에 열릴 드론 축제에는 미리 부지런 좀 떨어야겠습니다.

 

드론 조종의 기본인 호버링을 마스터하고 나면

 

내가 직접 만든 드론으로 비행을 배울 수 있습니다.

 

한강드론공원은 오전에는 바람이 잠잠하지만 점심 식사 이후부터 바람이 강해집니다.

직접 만들어 보는 드론은 브러시 모터를 사용한 완구형 드론이라, 호기롭게 높은 고도로 비행을 하다가 부스 지붕으로 떨어지거나 한강으로 밀려가는 슬픈 모습을 연출하기도 합니다.

 

 

드론으로 만나보는 세상

 

모름지기 드론 축제라면 미술관도 있어야죠.

 

한강 드론 페스티벌은 드론만 만나는 곳이 아닙니다. 드론이 만들어 낸 이채로운 볼거리도 준비되어 있습니다.

드론으로 보는 세상, 미래 미술관에서는 드론으로 촬영한 영상을 만났습니다.

오픈된 공간에 진행한 다른 행사와 달리 실내에서 진행한 미래 미술관의 어두운 실내 속 모니터에서 드론 영상이 빛납니다.

드론이 아니면 담기 어려운 영상은 관람객의 시선을 끕니다.

 

안쪽에서는 VR을 체험할 수 있습니다.

 

VR은 세상을 보여주는 가장 이상적인 방법입니다. 세상을 보는 우리의 두 눈은 같은 것을 서로 다른 각도로 바라보기 때문입니다.

다른 각도로 촬영한 두 영상을 각각의 눈으로 보여주는 VR은 그래서 드론과 만났을 때 진정한 세상을 경험하게 해줍니다.

드론은 우리가 쉽게 갈 수 없는 곳으로 다가가는 가장 손쉬운 방법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드론이 담아낸 새로운 세상을 표현할 기술은 VR이 제격입니다.

한강 드론 페스티벌에서 만난 미래 미술관은 VR과 함께 드론이 어디까지 발전했고 어떤 모습으로 발전할지 이야기해줬습니다.

 

 

처음 만나는 레이싱 드론

 

다양한 크기의 FPV 레이싱 드론이 프로 드론 레이싱 경기장 바로 옆에서 우리를 반깁니다.

 

프로 드론 레이싱 경기장 옆에서 레이싱 드론을 만날 수 있는 자리도 많은 인기를 끌었습니다.

시속 100km를 넘나드는 속도로 비행하는 레이싱 드론은 가만히 있지 않으면 제대로 구경하기 힘들기 때문이죠.

이곳에는 레이싱 드론과 함께 FPV(First Person View) 비행을 경험할 수 있는 시뮬레이션이 마련되어 있었습니다.

FPV 비행은 레이싱 드론에 필수 조건이지만 레이싱 드론이 FPV 기술로 비행한다는 사실은 그렇게 많이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레이싱 드론 시뮬레이션 부스의 FPV 시뮬레이션 앞에서 가장 많이 받는 질문은

 

그런데 드론은 어디 있어요?

 

FPV 비행은 드론 앞에 달린 카메라의 정보만으로 비행하는 기술로 마치 드론에 타고 있는 느낌으로 비행하게 해줍니다.

촬영용 드론으로도 영상을 실시간으로 볼 수 있지만, 시간지연(Latency) 없이 빠른 비행을 경험할 수 있다는 설명에 많은 사람이 FPV 드론의 가능성에 놀랍니다.

드론이 항공 촬영을 하거나 물건을 나르는 일 말고 우리에게 색다른 시선의 비행을 경험하게 해준다는 사실에 말이죠.

FPV 비행은 유체이탈을 경험하게 해주죠. FPV 시뮬레이션에 익숙해졌다면 다음 단계는 프로 드론 레이싱 경기 참가입니다.

 

 

드론과 한 몸이 된다. 나도 드론레이서

체험 존에서 드론에 대해 알게 되었다면 이제 드론으로 하늘을 만나볼 차례입니다.

한강과 마주한 장소에서 ‘나도 드론레이서’ 행사가 진행되고 있었습니다.

 

드론과 함께 달립니다. 하지만 드론보다 빠르면 안 됩니다. 드론과 함께 빨라야 합니다.

 

한강드론공원 고정익 드론존의 긴 활주로는 미니 드론 조종 대회에 적합합니다.

미니 드론 조종 대회는 비행하는 드론을 따라 달리며 드론을 조종하는 경기입니다.

정해진 장애물을 정확히 통과해야 하기 때문에 드론 조종에 집중해야 하지만 너무 집중하면 잘 따라가기 힘듭니다.

초등학교 4, 5, 6학년과 중학생이 참가할 수 있는 ‘나도 드론레이서’ 경기는 미니 드론이 아니더라도 250g 이하에 1S 배터리를 사용하는 드론으로도 참가할 수 있었습니다.

 

‘나도 드론레이서’ 경기는 예전에 미니 드론 레이싱 대회에서 만난 적이 있는 경기입니다.

 

경기에 참가한 어린 선수들의 눈빛은 어느 프로 드론 레이서에 못지 않았습니다.

고글로 가려진 프로 드론 레이서들의 눈이 레이싱 경기장의 장애물인 에어게이트 앞에서 저렇게 빛나지 않을까 짐작해 봅니다.

경기를 지켜보는 동안 우리를 드론의 세계로 이끌었던 국민 드론 시마를 깊은 잠에서 깨워볼까 피가 끌어 올랐지만, 숨길 수 없는 나이와 노안으로는 참가할 수 없어 아쉬움을 더해갔습니다.

 

 

최고의 드론레이서를 만난다. 프로 드론 레이싱 경기

 

출전을 앞두고 있는 레이싱 드론들

 

이번 한강 드론 페스티벌의 백미는 32명의 프로 드론 레이서가 펼치는 국가대표 선발전이었습니다.

이 경기에서 우수한 기록으로 선발된 선수는 오는 11월 중국 심천에서 열리는 국제 대회에 참가하게 됩니다.

 

선수석은 아침부터 긴장감으로 팽팽합니다.

 

모든 경기는 한강 드론 페스티벌 중앙에 설치한 대형 모니터에 비춰줬습니다.

경기가 시작되자 4개로 나누어진 화면으로 경기에 참가한 각 선수의 영상을 볼 수 있었습니다.

선수가 느끼는 속도가 고스란히 녹아있는 영상을 바라보는 모든 관람객은 손에 땀을 쥡니다.

 

대형 모니터 옆으로 선수들의 레이싱 드론이 굉음과 함께 돌진합니다.

 

경기만 즐거운 것이 아닙니다. 경기 중간 펼쳐진 프로 선수들의 헬기 조종 시범과 프리 스타일 비행도 자칫 지루해질지 모르는 경기를 매끄럽게 연결해 주었습니다.

음악에 맞춰 절도 있게 움직이는 헬기의 3D 비행은 탄성을 자아냅니다.

몇 번이나 훌륭하게 국제 대회를 치른 우리나라 레이싱 드론 대회 운영 능력은 한강 드론 페스티벌에서도 유감없이 발휘됩니다.

이번 국가 대표 선발 경기에서도 이변은 없었습니다. 이번에도 역시 김민찬 선수가 우승을 거머쥐었습니다.

 

일부러 김민찬 선수의 경기를 보러 온 관객도 많았습니다. 아나드론스타팅에서도 김민찬 선수의 비행 비결을 연구했지만 그의 전설은 쉽게 깨지지 않을 듯합니다.

 

모든 경기가 끝나고 선발된 국가 대표의 비행을 관객과 함께 공유하는 자리도 많은 인기를 끌었습니다.

이 자리에서는 관람객 중 몇 명에게 레이서의 FPV 고글을 경험하는 기회가 주어졌습니다.

레이싱 드론의 FPV 시스템은 선수의 드론 주파수를 맞추면 함께 영상을 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 FPV 고글을 가지고 가면 레이싱 경기를 더 실감나게 관람할 수 있습니다.

실시간으로 전송되는 국가 대표의 비행이 고글을 통해 눈앞에 펼쳐집니다.

드론 레이싱 경기엔 FPV 고글을 꼭 가져가세요. 레이싱 드론 프로펠러가 만드는 바람을 가르는 소리가 잠들어 있던 레이서의 피를 끌어 올립니다.

당장이라도 선수석으로 달려가고 싶어도 숨길 수 없는 흙손으로 참가할 수 없어 ‘나도 드론레이서’에 이어 다시 한 번 아쉬움을 경험합니다.

 

 

모두의 축제, 한강 드론 페스티벌

한강 드론 페스티벌은 즐기는 드론과 함께 진지한 드론도 함께 만날 수 있었습니다.

 

많은 사람이 관심을 가지는 드론 조종사 교육 과정도 안내받을 수 있습니다.

 

한강 드론 페스티벌은 다양한 드론을 만나는 장소입니다.

그러나 드론이라면 시큰둥한(드론으로 소파를 부순 전적 때문이기도 하지만) 가족도 함께 해야 하나요?

모처럼 맑은 공기에 화창한 토요일, 애써 한강 드론 페스티벌을 찾은 이유는 그간 쌓아온 드론 덕력의 숨길 수 없는 부름 때문이었습니다.

하지만 서울디지털재단이 개최한 한강 드론 페스티벌은 단순히 드론인의 축제를 넘어 온 가족의 축제로 마련되었습니다. 이곳에서는 무료로

 

풍선 인형을 선물 받을 수 있고

 

얼굴에 예쁜 그림을 그려주기도

 

부탁하지 않았는데도 실물보다 더 예쁘게 그려주는 행사도 함께 진행했기 때문이죠.

 

이미 이곳을 오자고 이야기를 꺼냈을 때 함께 따라온 연인과 가족은 덕력의 부름에 이끌린 저의를 눈치 챘을 테지만, 한강 드론 페스티벌은 모두가 즐거운 축제였습니다.

비록 하루만 진행된 짧은 자리였지만 가족과 드론의 달 5월에도 그리고 그 다음 달인 6월에도, 한강 드론 페스티벌 같이 모두와 함께 드론을 즐길 수 있는 자리가 더 많아졌으면 좋겠습니다.

이날 진행한 프로 드론 레이싱 경기는 방송국에서 촬영했습니다. 녹화 방송으로 조만간 텔레비전에 상영될 예정이랍니다.

계속해서 카메라 앞에 얼쩡거렸습니다. 텔레비전에 내가 나오면 정말 좋은지 기대해 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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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연기

민연기

/ 아나드론스타팅필진
하늘을 나는 물건을 하나씩 공부하고 있는 엔지니어 입니다.
http://blog.naver.com/smoke2000
민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