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론을 취미로 삼아보려는 소소한 소망에도 여러 가지 난관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마트에서 쉽게 살 수 있는 드론도 아무 곳에서나 함부로 날리기 어려운 현실도 문제지만 그보다 당장 돈이 문제입니다. (어쩐지 이 이야기는 여러 번 했지만 부유해질 때까지 앞으로도 두고두고 할 듯 합니다.)

완구형 드론은 처음 시작하기에 좋은 선택지입니다. 하지만 절대 여기서 지출이 끝나지 않기 때문에 혹자는 “기왕 시작한다면 최고급으로” 호기롭게 권하기도 합니다.

 

그래도 완구형 드론은 입문의 가장 현명한 선택입니다.

 

이 문제는 레이싱 드론을 취미로 방향을 잡으면 더 심각하게 다가옵니다.

촬영용 드론은 계절이 바뀌는 순간마다 출시하는 신제품의 유혹만 견디면 어떻게든 이번 시즌을 넘겨볼 법 하건만, 레이싱 드론은 소소한 동체 착륙에도 동체에서 분리되어 여전히 하늘을 비행하는 부품들을 흔히 보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자신의 안타까운 비행 기술의 원인을 이 근본을 알 수 없는 저질 부품 때문으로 돌린다면 신제품의 유혹에 지갑을 여는 일은 더욱 잦아집니다.

 

레이싱 드론은 지출에 지출을 부릅니다.

 

그래서 레이싱 드론은 선뜻 입문하기가 두렵습니다. 제대로 날려보기도 전에 부서지는 일이 흔하기 때문이죠.

그것만 문제가 아닙니다. 레이싱 드론에 필수품인 FPV 고글은 그 가격이 만만치 않습니다.

이렇게 끝없는 지출의 늪은 처음 드론을 만나는 사람에게는 터무니없이 높은 진입 장벽입니다.

 

물론 저렴하게 FPV를 즐기는 방법도 고민했었죠.

 

일정 수준의 파일럿이 되기 위해서 드는 비용을 만만하게 봐주기엔 우리네 살림살이는 날로 쪼그라들기만 합니다.

이런 고민은 비단 우리만 가지고 있었던 것은 아니었나 봅니다.

킥스타터(Kickstarter)와 인디고고(Indiegogo)에서 모두 펀딩에 성공한 입문자를 위한 레이싱 드론 BOLT는 이런 고민 끝에 탄생했습니다.

 

레이싱 드론 입문의 고통을 해소하기 위해 등장한 드론 BOLT, 모든 것이 185불!! 사진=www.kickstarter.com

 

 

 

레이싱 드론 종합 선물 세트, BOLT

모든 것이 준비된 완성형 레이싱 드론(RTF, Ready to Fly)을 아나드론스타팅은 몇 번이나 살펴봤고, 그중에 레이싱 드론에 필요한 모든 것들을 한꺼번에 구입할 수 있는 드론 패키지도 있었습니다.

 

Eachine의 Racer 250은 레이싱 드론과 조종기, FPV 모니터를 가지고 있습니다. 사진=www.eachine.com

 

하지만 아나드론스타팅의 관심을 끈 레이싱 드론 BOLT는 품절을 눈앞에 둔 홈쇼핑의 그것처럼 그보다 더 많은 구성품을 자랑합니다.

 

아쉽게도 가방은 별매입니다. 35불입니다. 사진=www.kickstarter.com

 

당연하겠지만 BOLT 드론과 FPV 화면을 볼 수 있는 HD 스크린, HD 스크린을 결합하여 고글처럼 사용할 수 있는 액세서리와 DJI의 그것을 연상시키는 조종기가 기본 세트입니다.

그 밖에도 MicroSD 카드, 그 카드를 읽을 USB 리더, 안전과 프로펠러 파손 방지를 위한 프로펠러 가드, 배터리, USB로 충전이 가능한 배터리 충전기와 HD 스크린을 충전할 충전기가 포함됩니다.

안타깝게도 조종기에 들어가는 4개의 AA 건전지는 들어 있지 않지만, 그것으로 서운해 하기에는 이릅니다.

여기까지 소개한 기본 세트의 가격은 185불 밖에 하지 않으니까요.

 

 

레이싱 드론을 배우는 정석, 그것도 저렴하게

드론을 가장 저렴하게 배우는 방법은 시뮬레이션입니다. 하지만 시뮬레이션으로 드론을 배우기는 한계가 있습니다.

컴퓨터 사양에 따라 조금씩 차이가 있지만 시뮬레이션은 실제 드론과 약간 다른 반응 속도를 보이고, 중력이나 드론이 받는 바람의 저항 등 세부적인 항목을 실제 드론과 유사하게 설정하기 위해서는 중급 이상의 비행술과 설정에 대한 해박한 지식을 습득해야 합니다.

이쯤 되면 드론을 위한 시뮬레이션인가 시뮬레이션을 위한 드론인가 혼란스럽게 됩니다.

 

공짜 혹은 최저가 드론은 시뮬레이션입니다.

 

조금 익숙해 졌다면 앞서 이야기처럼 저렴한 완구형 드론으로 실전에 돌입합니다.

하지만 이것으로 배울 수 있는 것은 호버링과 LOS(Line of Sight) 비행까지입니다.

시각 정보에만 의존하여 비행하는 레이싱 드론을 입문하기에 완구형 드론은 여기에서 한계에 달합니다.

WiFi로 연결되는 드론으로 가능하지 않을까 고민도 해보았지만 WiFi로는 어렵습니다.

드론이 보는 세상과 WiFi로 연결된 스마트폰으로 보는 세상은 시간에서 차이가 발생하기 때문입니다.

 

BOLT는 레이싱 드론이 익숙해질 때까지 필요한 모든 과정을 도와줍니다. 사진=www.kickstarter.com

 

BOLT도 처음에는 완구형 드론처럼 호버링을 연습하고 LOS 비행을 할 수 있습니다.

게다가 고도 유지 기능을 포함하고 있어 완전히 드론을 처음 접하는 사람도 큰 두려움 없이 시작할 수 있습니다.

익숙해지면 FPV(First Person View) 모니터를 보면서 레이싱 드론의 1인칭 비행에 도전합니다.

바로 FPV 모니터를 고글과 연결하여 비행 연습을 하지 않고, 모니터를 보면서 비행을 연습하는 이유는 모니터 화면의 영상과 드론의 위치를 번갈아 확인하면서 날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HD 모니터는 조종기에 연결할 수 있습니다. 사진=www.kickstarter.com

 

이 모든 것이 익숙해지면 FPV 고글 비행에 도전합니다.

모니터를 통해서 이미 FPV 비행이 익숙해 졌는데, FPV 고글로 보는 것이 무슨 의미일까 싶기도 합니다.

하지만 드론이 보는 세상 외에 아무 것도 볼 수 없는 FPV 고글은 비행에만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줍니다.

FPV 고글이 주는 이 몰입감 때문에 고글은 레이싱 드론의 표준 장비가 되었습니다.

 

BOLT의 FPV 고글은 HD 모니터를 장착하는 박스형입니다. 사진=www.kickstarter.com

 

 

BOLT 꼼꼼하게 살펴보기

 

BOLT는 260급 카본 프레임으로 되어 있는 H-Type 레이싱 드론입니다. 사진=www.kickstarter.com

 

227g 무게를 가진 BOLT는 재미있게도 완구형 드론에 적용되는 브러시드 모터를 사용합니다. 저렴한 가격의 정체가 이것이었나 싶습니다.

브러시드 모터는 비용이 저렴하고 ESC (Electronical Speed Controller)가 필요하지 않아 가볍게 만들 수 있지만, 수명이 짧고 힘이 약하기 때문에 완구형 드론에 자주 사용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입문용 드론에 고출력의 BLDC 모터를 사용하는 것은 위험해서 좋은 선택은 아닌 듯합니다.

 

BOLT는 브러시드 모터와 토크를 높이기 위한 기어를 사용합니다. 구조를 보면 나중에 BLDC 모터로 교환하는 것도 고민한 듯합니다. 사진=www.kickstarter.com

 

브러시드 모터를 사용하면서 2S(7.4V)에 1,000mAh 용량의 배터리를 사용합니다.

완구형에 비하면 높은 용량인데 이것으로 12~15분의 비행이 가능하다고 합니다.

 

640X480 해상도 HD 모니터. 사진=www.kickstarter.com

 

HD라는 이름을 달기에는 다소 부족한 해상도를 가진 모니터입니다.

하지만 일반적인 레이싱 드론에서 사용하는 5.8GHz에 아날로그 영상 송신 방식인 PAL/NTSC를 사용하기 때문에 640 x 480의 해상도는 레이싱 드론을 즐기기에 충분합니다.

나중에 본격적인 레이싱 드론에 사용해도 크게 부족하지 않을 듯합니다.

 

120도 시야각을 가진 FPV 렌즈. 사진=www.kickstarter.com

 

한꺼번에 담을 수 있는 풍경의 폭은 120도로 일반적인 레이싱 비행에 적당한 화각입니다.

화각으로만 판단하면 넓은 공간을 자유롭게 비행하는 프리스타일 비행은 조금 불편하겠구나 생각이 듭니다.

프리스타일 비행을 위해서는 아크로 모드 (Acro Mode)로 조종할 수 있어야 하는데 BOLT는 이 모드가 가능해 보이지 않습니다.

BOLT의 최고 속도는 48km/h 입니다. 140km/h까지 가뿐히 날아가 버리는 일반 레이싱 드론에 비하면 아쉽지만 입문을 위해 허용된 속도로 48km/h면 충분하지 않을까요?

 

 

BOLT, 레이싱 입문의 가성비를 논하다.

BOLT는 레이싱 드론을 시작하기 위한 입문 드론입니다. 그래서 시작하는데 185불이면 충분하다고 합니다.

 

이 모든 것을 185불로 가능하게 만들기 위해 중간 유통을 모두 생략했다고 합니다. 어디서 많이 듣던 광고문구인데요. 사진=www.kickstarter.com

 

비슷한 사양의 드론을 직접 구성한다면 얼마나 들까요?

카본 프레임에 앞뒤로 LED까지 있는 브러시드 드론은 흔하지 않지만, 대충 Syma를 예로 들어 FPV 카메라 모듈에 모니터와 고글을 겸하는 FPV 제품으로 비교해 보겠습니다.

 

Syma X5C : BOLT도 촬영기능이 있기도 하니 입문 드론으로 아직도 입지가 굳은 Syma 중에 카메라가 있는 모델로 정합니다. 가격은 네이버 기준으로 5만 원 정도입니다.

 

FPV 카메라 : 녹화 기능이 있는 고급 제품은 30불 정도에 구입할 수 있습니다.

 

FPV 모니터 겸 고글 : 뭐든 상품으로 만드는 Eachine의 EV800 모터 분리형 고글은 55불 정도에 손에 넣을 수 있습니다.

 

직접 만든다면 환율과 국내외 정세와 코스피 지수를 감안했을 때, 대략 129불 정도가 듭니다.

하지만 2S로 구동되는 모터와 더 큰 용량의 배터리를 고려해서 BOLT와 동일한 수준으로 만드는데 비용이 좀 더 많이 들것으로 예상됩니다.

거기에 얼마간의 조립을 피할 수 없으니 직접 공부를 해서 개조하거나 누구에서 부탁해야 할지 모릅니다.

다소 비용이 더 드는 것처럼 보이더라도 BOLT가 안락한 선택일 듯합니다.

 

 

시뮬레이션의 다음, 레이싱 입문 드론 BOLT.

 

BOLT는 완구형 드론과 레이싱 드론 그 사이 어디쯤에서 우리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사진=www.kickstarter.com

 

독서라는 취미도 사전 두께의 심오한 서적을 독파하려면 가벼운 만화책부터 독서력을 갈고 닦아야 하는 법입니다.

그런데 레이싱 드론은 옥스포드 영영사전을 던져주고 ‘이거 다 읽어봐 정말 재미있어’ 하는 격입니다.

그래서 레이싱 드론은 일반적인 취미보다 정보나 비용에서 진입 장벽이 높습니다.

BOLT는 기술적인 면에서만 살펴보면 조금 큰 브러시드 모터와 배터리를 가진 완구형 드론에 FPV 카메라를 단 평범한 드론으로 보입니다.

차라리 모양 멋진 완구 드론에 가깝습니다.

그래서 이미 레이싱 드론에 푹 빠지신 분들에게는 턱없이 시시한 드론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제 막 새로운 세상을 경험하는데 영영사전이 도무지 재미있을 리 없습니다.

그래서 BOLT는 한 권의 무협 만화처럼 다가오는 것이 아닐까요?

인디고고(Indiegogo)와 킥스타터(Kickstarter)에서 모두 2배가 넘는 펀딩에 성공한 BOLT는 레이싱 드론에 대한 세상의 관심을 반영한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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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연기

민연기

/ 아나드론스타팅필진
하늘을 나는 물건을 하나씩 공부하고 있는 엔지니어 입니다.
http://blog.naver.com/smoke2000
민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