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사진_아나드론

ANA DRONE, JUL 2019

 

남극과 북극, 열대 우림과 깊은 심해에 이르기까지 인류의 발걸음이 가닿지 못한 장소는 거의 없다. 한 사람의 작은 걸음이 때로 인류의 큰 걸음으로 기록되는 경우가 있다. 드론 또한 평범한 우리를 작은 탐험가로 만들어준다. 미지를 향해 내딛는 낯선 모험은 실내에서도 예외가 아니다. 손바닥에 올라오는 마이크로 드론이 그렇게 탄생했다. 타이니우프(Tiny Whoop)로 대표되는 마이크로 드론은 그 작은 크기 때문에 HD급 고화질 영상을 담을 수 없다는 태생적인 한계를 지니고 있었다.

 

사진=www.betafpv.com

 

제 몸 하나 건사하기 힘든 마이크로 드론에게 고화질 카메라의 무게를 견디라고 주문하는 것은 역시나 무리한 요구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근래 들어서 이어진 다양한 시도들이 새로운 길을 열어가고 있다. 늘 무거운 몸으로 움직이던 고화질 카메라의 경량화가 크게 한 몫 한 것이다. 마이크로 드론은 마침내 자신의 몸체에 고화질 카메라를 설치하는 데 성공했고, 우리는 그것을 씨네우프(Cinewhoop)라 부른다.

 

 

신박하지만 2% 아쉬운 타이니 우프(Tiny Whoop)

작은 고추가 맵다는 오랜 속담이 있듯이, 드론에도 매운 드론이 있다. ‘작은 함성’이라는 뜻을 가진 드론, 타이니우프(Tiny Whoop)가 바로 그 것이다. 처음에는 만드는 방법이 알음알음 전해지다가 타이니우프 제품이 등장하면서 실내 비행 전용 드론으로 독자적인 비행을 시작했다. 타이니우프는 대각선으로 마주본 모터의 거리가 65mm 밖에 되지 않는다. 손바닥에 올라오는 작은 크기 때문에 문틈이나 의자 다리 사이 그리고 집안 구석구석을 통과할 수 있다.

 

 

하지만 작은 크기 때문에 화면을 담아야 할 카메라도 매우 작을 수밖에 없다. 작은 카메라의 한계 때문에 화질도 FPV 고글로 보는 한계인 720*480px이 고작이다. 화면도 타이니우프에 저장하지 못하고 녹화 기능을 가진 FPV 고글이 있어야만 영상 저장이 가능했다. 따라서 타이니우프만 담을 수 있는 절묘한 화면을 고화질로 담을 길이 없었다. 새로운 드론이 출시되기 전까지는.

 

 

씨네우프로 태어난 타이니우프, 베타85X HD

결국 HD 촬영이 가능한 카메라와 BLDC 모터, 최대 25A의 전류까지 감당하는 ESC를 가진 85mm 크기의 타이니우프가 탄생한다. 바로 베타85X HD이다. 1S 배터리 타이니우프 모터의 전압당 회전속도가 평균 17000KV인데 반해 최대 4S 배터리를 소화하는 베타85X HD의 모터는 6000KV이다. 속도가 낮은 대신 그만큼 힘이 세고 전압이 높아 1S의 타이니우프와 비교되지 않는다.

모터를 제어할 ESC와 비행을 제어할 FC도 가장 빠르게 통신한다는 SHOT1200로 연결된다. 급한 움직임으로 발생할 난기류를 감당하기 위해 ESC는 32비트의 프로세서를 사용한다. HD 영상을 담는 CADDX Turtle V2 카메라는 두꺼운 캐노피가 보호하며, 카메라 렌즈가 최대한 위에 위치하도록 설계된 이 캐노피는 보통의 타이니우프의 영상에 항상 프로펠러가 등장하는 것을 방지한다.

 

사진=www.tinywhoop.com

 

베타85X HD는 또한 영상 송신에도 공을 들였다. 품질 좋은 영상 송신기로 유명한 TBS에 루메니어사의 AXII 안테나가 최적의 성능을 위해 튜닝되어 있다. 조종기에서 영상 채널을 조종기로 설정하는 스마트오디오 기능. 기체의 상태를 확인하는 OSD (On Screen Display), 거기에 기체 뒤로 빛나는 LED가 멋을 더한다. 하지만 베타85X HD의 최대 강점은 흔들림 없는 고화질 영상을 담기 위한 최적의 세팅이다.

 

사진=www.betafpv.com

 

이름처럼 베타플라이트를 컨트롤러로 사용하는 베타85X HD는 최대한 안정적인 비행을 위해 세팅되어 있다. 레이싱을 위한 드론과 영상 촬영을 위한 드론은 세팅이 다르다. 게다가 세상에 다양한 드론만큼 세팅도 다양해야 한다. 특히 촬영을 위한 드론은 세팅에 더 많이 신경을 써야 한다. 드론이 얼마나 안정적인지 카메라에 모두 담기기 때문이다. 촬영을 위한 드론 세팅은 내공이 필요하다. 그러나 베타85X HD는 조종기와 연결만 하면, 그밖에 고민할 것이 아무것도 없다.

 

 

최강의 씨네우프가 될 뻔한, 베타85X HD

4s 배터리는 200급이 넘는 정식 레이싱 드론에 사용되는 배터리이다. 이 배터리를 타이니 우프에 적용한 베타85X HD는 최강의 씨네우프이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베타85X는 4s를 포기한다. 초기 제품에서 4s 배터리를 사용하면 간간히 ESC가 불타는 일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급히 개선이 진행되었지만 결국 4s를 포기했다. 4s의 거친 비행을 견디기 어렵기도 하겠지만 베타85X HD에 4s 배터리를 도전하는 사람도 없는 듯하다. 아무리 무거운 HD 카메라가 달려있다고 하더라도 타이니우프에 4s는 과한 감이 없지 않다. 씨네우프라면 거친 비행보다 고운 선을 따라 흔들림 없는 비행이 우선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소소하지만 베타85X HD에 아쉬운 점은 더 있다. 수신기의 안테나가 별 다른 지지 없이 밖으로 노출되어 있다는 것이다. 물론 각각 90도가 되도록 재주껏 고정하여 사용하면 되지만, 내구성도 의심이 된다. 공들여 튜닝했다는 루메니어의 AXII 안테나도 효율적인 방향인 상측이 아니라 후방으로 설계되어 있다. 하지만 타이니우프의 크기와 안정적인 비행을 위한 세팅은 실외에서도 문제없다. 바람이 흩날리는 야외에서도 베타85X HD는 흔들리지 않는다. 베타85X HD는 3s 배터리의 출력을 가진 유일한 타이니우프이기 때문이다.

 

 

드론은 하늘을 나는 것만으로도 즐겁다. 전쟁터에서 쓰이던 드론이 산업 장벽을 넘어 우리 주변의 풍경을 담고, 속도를 즐기는 레저 드론으로 발전했다. 그 과정에서 타이니우프처럼 작아지기도 하고, 레이싱 드론과 마이크로 드론 사이에서 장점을 가진 드론이 등장하기도 했다.

이처럼 드론은 환경에 따라 각각 다른 모습으로 끊임없이 진화하고 있다. 드론이 한 번도 가보지 못한 하늘로 우리를 안내하는 순간, 새로운 걸음을 시작하는 것은 드론이 아니라 우리 자신이다. 씨네우프를 따라 더 작고 더 선명한 세계를 탐험하는 동안, 미래를 향한 기록이 시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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