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텀’ 시리즈를 통해 취미용 드론 시장을 정복한 DJI. (팬텀이란?) (DJI란?) 이제 산업용 드론에도 마수(?)를 뻗치고 있습니다. 그 첫 타자로 내놓은 것이 바로 농업용 드론인 ‘아그라스(AGRAS) MG-1’이죠. DJI는 왜 농업용 드론을 선택했을까요?

 

MG-1은 접이식 옥토콥터입니다. 휴대가 편리하겠죠? 영상=roboticgizmos.com

 

아마존이나 구글 같은 세계적 기업이 앞다투어 배송용 드론을 개발하고 있어 마치 그 분야가 대세인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진짜 알짜배기 시장은 농업용 드론입니다. 국제무인운송시스템협회(AUVSI, Association for Unmanned Vehicle Systems International)는 자체 발간한 보고서를 통해 농업용 드론이 향후 드론시장의 80% 가량을 차지할 것으로 예측했는데요. 그 근거는 인구 증가와 농업 종사자 감소입니다. 인구는 계속 증가해서 식량 수요는 늘어나는데, 농업에 종사하는 사람은 줄어드는 미스매치가 발생한다는 것이죠. 이에 따라 생기는 노동력 공백을 드론이 메운다는 것이 업계의 예상입니다.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 농촌 인구 고령화 및 노동력 부족 문제가 심각하기 때문에 농업용 드론에 대한 관심이 높습니다. 대표적인 농촌 지역인 전라북도는 아예 드론 유통업체 헬셀(Helsel)과 손잡고 ‘신드론(Cyndrone)’이라는 합작법인을 설립하여 농업용 드론을 개발하고 있을 정도니까요. 얼마 전에 열린 ‘2016 드론쇼 코리아’에서도 많은 업체들이 농업용 드론을 선보인 바 있습니다. (드론쇼 코리아란?) MG-1도 그 중 하나였고요.

 

드론쇼 코리아에 등장한 MG-1의 모습.

 

사실 농업용 드론의 역사는 1980년대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1987년 일본의 야마하(YAHAMA)가 내놓은 ‘R-50’이 그 시초죠. R-50은 수많은 개량을 거쳐 현재는 ‘RMAX’라는 이름을 달고 있는데요. 멀티콥터가 아닌 헬기입니다. 아직까지는 농업용 드론 시장에서 최정상의 자리를 지키고 있습니다만, 조만간 위기에 봉착할 것으로 보입니다. 그 이유는 크게 두 가지입니다.

 

야마하의 농업용 드론 RMAX. 사진=rmax.yamaha-motor.com.au

 

첫째, 지나치게 비쌉니다. MG-1을 포함하여 최근 출시되는 멀티콥터 형태의 드론 가격은 대략 2000~5000만원 선으로 보시면 되는데요. RMAX의 가격은 무려 1억원 이상입니다. 가격 경쟁에서 밀릴 수밖에 없죠.

둘째, 조종이 어렵습니다. 헬기의 조종 난이도는 멀티콥터와 비교가 안 될 정도로 높습니다. (왜일까요?) 농업용 드론의 주요 고객이 고령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익히기 쉬운 멀티콥터를 택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위와 같은 이유로 차세대 농업용 드론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되는데요. DJI와 MG-1의 ‘참전’은 다른 업체에게 적색 경보입니다. 여기에도 크게 두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첫째는 DJI라는 브랜드가 갖는 힘입니다. 나이키는 미국 농구화 시장의 96%를 점유하고 있는데요. 상대적으로 비싼 가격과 후발주자들의 맹추격에도 불구하고 나이키가 시장 지배력을 잃지 않고 있는 원동력은 브랜드 파워입니다. 마이클 조던 이후로 ‘농구화는 나이키’라는 생각이 소비자들에게 굳어져 버린 거죠. 드론시장에서 ‘팬텀’이라는 이름이 갖는 힘도 ‘드론은 DJI’라는 공식을 만들기에 부족함이 없습니다. 향후 DJI가 드론과 관련한 어떤 분야에 진출하든, 남들보다 유리한 고지에서 경쟁할 수 있는 것이죠.

 

브랜드 파워를 통해 농구화 시장을 점령하고 있는 나이키. 사진=https://flic.kr/p/9xVF4T

 

둘째는 DJI 드론의 비행안정성입니다. ‘솔로(Solo), ‘Q500′, ‘크로마(Chroma)’ 등 팬텀을 잡기 위한 제품들이 많이 나왔지만 역부족이었습니다. (솔로란?) (Q500이란?) (크로마란?) 스펙 자체는 엇비슷했지만 실제 사용 시 성능 차이가 났기 때문이죠. 특히 팬텀의 안정적인 비행은 독보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데요. 농업용 드론의 경우 상당한 고가인데다가, 주요 사용자층이 고령이기 때문에 촬영용 드론의 경우보다 비행안정성이 더욱 중요합니다. DJI의 축적된 노하우를 고려하면, MG-1 역시 농업용 드론시장에서 동급 최강의 비행안정성을 보여줄 것으로 예측됩니다.

 

뛰어난 비행안정성을 자랑하는 팬텀. 사진=dji.com

 

지금까지 농업용 드론의 시장 전망과 MG-1이 주목받는 이유에 대해 살펴봤는데요. 과연 MG-1은 어떤 드론일까요? 하나씩 차근차근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1. 어디에 쓰는 물건인고?

MG-1의 주요 용도는 액체 분사입니다. 탱크의 용량은 10L로, 액체를 운반하며 분사할 수 있습니다. 농업용 드론인만큼 살충제나 액화 비료 등이 MG-1의 타깃이 되겠죠.

 

MG-1의 분사 모습. 영상=youtu.be/4gGMMPMm9MQ

 

2. 수작업과의 차이는?

DJI에 따르면 MG-1이 10분 동안 분사할 수 있는 농경지의 면적은 4000~6000㎡(약 1200~1800평)에 달합니다. 이는 수작업에 비해 40~60배 빠른 속도라고 하네요. 이뿐만 아니라 드론의 속도에 따라 분사량을 조절하는 기능이 갖춰져 있습니다. 덕분에 낭비 없이 골고루 분사하는 것이 가능하죠.

 

사진=dji.com

 

3. 쿨링 시스템 + 3중 필터

활동 무대가 논이나 밭이기 때문에 MG-1은 두 가지의 장애물을 극복해야 합니다. 열기와 먼지가 그것이죠. 이 두 요소야말로 기계 노후화의 주범인데요. MG-1은 기체의 온도를 낮추는 쿨링 시스템을 갖추고 있습니다. MG-1이 비행할 때, 외부의 찬 공기가 기체 내부로 유입이 되는데요. 이 공기는 모터를 포함한 각 부품을 통과하면서 열기를 흡수한 후 밖으로 배출됩니다. 이 시스템을 구축한 덕분에 MG-1의 수명을 3배나 향상시킬 수 있었다고 하는데요. 외부 공기가 들어오는 과정에서 따라 들어올 수 있는 먼지나 불순물은 3중 필터를 통해 걸러지게 됩니다. 방수 기능도 갖추고 있고요. 이만하면 철통 보안이죠?

 

MG-1의 쿨링 시스템과 3중 필터. 영상=youtu.be/4gGMMPMm9MQ

 

4. 스캐닝의 위력

MG-1은 플라이트 컨트롤러(Flight Controller) 시스템과 마이크로레이더를 활용하여 드론 밑의 지형을 실시간으로 스캐닝합니다. 작물로부터 드론이 얼마나 떨어져 있는지 확인하여 분사량을 적절하게 조절하죠. 무서운 사실은 측정의 정확도인데요. 센티미터 단위로 계산한다고 합니다. 굉장한 기술력이네요.

 

MG-1의 강력한 스캐닝. 영상=youtu.be/4gGMMPMm9MQ

 

5. 뛰어난 분사력

MG-1의 노즐은 세라믹 소재로 만들어졌는데요. 분사액의 종류가 무엇인가에 따라 바꿔 가며 사용할 수 있습니다. 그 강도가 매우 뛰어나서, 수천 시간 동안 분사를 해도 성능이 저하되지 않는다고 합니다. 또한 프로펠러가 만들어 내는 하강기류 덕분에 분사액이 더 넓고 빠르게 퍼지는데요. 잎의 아래쪽 면이나 줄기에도 무리 없이 분사가 된다고 합니다.

 

MG-1의 세라믹 노즐. 영상=youtu.be/4gGMMPMm9MQ

 

6. 입맛따라, 상황따라

MG-1은 3가지 비행 모드를 제공합니다. 사용자가 상황에 따라 취사선택할 수 있죠.

① 자동 모드(Smart mode)
버튼 몇 개로 조종할 수 있는 가장 쉬운 모드입니다. 드론 조종이나 소프트웨어에 대해 별다른 지식이 없어도 사용할 수 있습니다.

② 반자동 모드(Assisted mode)
기본적으로 자동 모드와 비슷하며, 경우에 따라 사용자가 조종을 하는 모드입니다. 다소 불규칙한 형태의 농경지에서 MG-1을 활용할 때 적합합니다.

③ 매뉴얼 모드(Manual mode)
사용자가 완전히 자유롭게 조종할 수 있는 모드입니다. 드론 활용에 능숙한 경우 사용하게 됩니다.

 

7. 이렇게 똑똑한 드론이?

MG-1은 강력한 인텔리전트 메모리(Intelligent memory)를 갖추고 있습니다. 이 메모리는 기체의 비행 기록을 저장하는데요. 분사액 고갈이나 배터리 잔량 부족으로 인해 비행이 중단되어도, 문제 해결 이후 ‘아까 그 자리’에서 바로 작업을 진행합니다. 낭비하는 시간이 없으므로 당연히 효율성이 증대되겠죠?

 

MG-1의 전용 컨트롤러. 사진=dji.com

 

8. 강력한 전용 컨트롤러

MG-1의 전용 컨트롤러는 ‘라이트브리지2(Lightbridge 2)’를 장착하고 있습니다. 라이트브리지2는 DJI 제품의 실시간 영상 전송 시스템인 라이트브리지의 최신 버전인데요. 라이트브리지는 단순히 영상을 전송하는 것뿐만 아니라 인식 거리를 늘려 주는 역할도 합니다. MG-1이 최대 5km까지 비행이 가능한 것도 다 라이트브리지2 덕분이죠.

컨트롤러에는 상태 표시등이 달려 있어 배터리 상태, 분사 속도, 비행 고도 및 속도 등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기체와 마찬가지로 방수 기능을 갖추고 있으며, 각종 먼지를 차단할 수 있도록 만들어졌습니다.

 

라이트브리지2의 모습. 이것만 해도 190만원입니다. 사진=dji.com

 

MG-1의 상세 스펙은 아래와 같습니다.

크기(프로펠러 제외)펼침 : 1471 × 1471 × 482mm
접음 : 780 × 780 × 482mm
무게(배터리 제외)8.8kg
호버링 시간24분(12.5kg 적재시)
10분(22.5kg 적재시)
인식 거리FCC : 5km
CE : 3.5km
탱크 용량 10L
표준 작동 탑재량10kg
노즐 수량4
최대 분사 속도분당 0.5L(노즐당, 물 분사 시)
분사 폭4~6m(4노즐, 작물 상공 1.5~3m 기준)

 

많은 분들이 MG-1이 언제 출시되는지, 가격은 얼마나 하는지 궁금해 하실 것 같은데요. DJI 측에 문의한 결과 출시 시기 및 가격은 아직 미정이라는 답변을 받았습니다. 다만 월스트리트저널(Wall Street Journal)이 약 15000달러(약 1800만원)로 출시된다는 보도를 한 바가 있습니다. 이를 통해 대략 2000만원 선이 될 것이라 추정은 가능합니다.

 

DJI의 설립자이자 CEO인 프랭크 왕(Frank Wang)은 MG-1이 갖는 의미에 대해 이렇게 말한 바 있습니다.

“DJI는 일반 소비자들이 멋진 비행 경험을 즐길 수 있게 하는 동시에, 생산성을 증대시키고 삶의 모든 측면에서 다른 사람들에게 이익을 안겨줄 수 있다는 것을 증명했다.”

팬텀 시리즈의 성공에 자만하지 않고, 드론이 만들어 갈 세상에 대해서 큰 그림을 그리고 있는 DJI. 이러한 혁신과 도전이 계속되는 한, 드론 시장에서 DJI의 독주 체제는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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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운

박종운

/ 드론스타팅필진
드론에 대해 쓰면서 드론을 배우는 박종운입니다.
park@dronestarti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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