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른 공원에서 레이싱 드론을 즐기는 사람들이 받는 오해가 있습니다.

 

그거 VR인가요? 사진=https://www.instagram.com

 

맑은 대낮에 공원 한가운데 사람들의 이목 따위 무시하고 고개를 좌우로 흔들고 있을 만큼 재미있는 FPV 고글이니 VR로 오해를 살 만도 합니다.

 

FPV 시스템은 드론의 카메라 영상을 볼 수 있는 장치입니다.

 

안경처럼 생긴 FPV 고글은 드론이 촬영한 영상이 실시간으로 눈앞에서 볼 수 있습니다. 어떤 모니터링 장치보다 드론 비행에 몰입할 수 있는 도구입니다. 그래서 레이싱 드론에 FPV 시스템은 필수가 되었고 그중에서 FPV 고글은 본격적으로 레이싱 드론을 즐기려고 마음먹은 사람이라면 반드시 지갑을 열어야 하는 제품이 되었습니다.

 

물론 아주 저렴한 방법으로 FPV 시스템을 경험할 수 있는 방법도 있습니다.

 

FPV 시스템의 몰입감은 한 단계 높은 드론의 즐거움을 선사합니다. 이 즐거운 FPV 고글에도 단점은 있습니다. 실시간 영상을 전송하는 FPV 시스템은 멀리까지 날아간 드론의 약한 전파도 확인할 수 있어야 했기에 아날로그 기술이 사용되었습니다.

 

덕분에 옛날 텔레비전의 영상처럼 화면이 일그러지곤 합니다. 사진=https://blog.naver.com/smoke2000

 

그래서 깨끗한 고화질의 디지털을 이용한 FPV 시스템이 종종 소개 되고는 했지만 썩 만족할만한 완성도를 보여주지는 못했습니다.

 

드론 거대 기업 DJI가 디지털 FPV 시스템을 출시하기 전까지 말입니다. 사진=https://www.dji.com

 

디지털 FPV 시스템의 등장으로 아날로그 FPV 고글 시장은 넘치는 라면에 한 잔의 찬물처럼 잠잠해지기 시작했습니다.

 

최강의 사양으로 출시된 오르카 FPV 고글을 마지막으로

 

더 이상 아날로그 FPV 시스템은 신제품 고글을 찾기가 어려워졌지요. 하지만 아날로그 FPV 시스템은 완전히 사라지지 않았습니다. 새로운 아날로그 FPV 고글을 출시를 기다리고 있으니까요.

 

EV300O와 X플립 모듈러입니다.

 

 

래피드 믹스로 무장한 이신 EV300O

드론 하면 떠오르는 가장 유명한 회사라면 DJI가 떠오르지만 드론 하면 떠오르는 가장 재미있는 회사라면 이신(Eachine)을 꼽을 수 있습니다.

 

하늘을 날아서 재미있다면 어떤 드론이든 만드는 즐거운 드론 회사입니다. 사진=https://www.eachine.com

 

하지만 재미있다면 어떤 드론이든 만들기 때문에 레이싱 드론의 재미를 위해 FPV 고글까지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이보다 저렴할 수 없는 안경형 FPV 고글인 EV100을 시작으로

 

수신 안테나를 4개까지 쓸 수 있는 가성비 고글 EV200에 이어

 

1280 x 960 px의 해상도를 가진 EV300D는 FPV 고글 중에 최강의 가성비 고글을 완성합니다. 사진=https://www.eachine.com

 

디지털 FPV 시스템의 등장으로 더는 새로운 아날로그 FPV 고글을 만나지 못할 거라 생각했지만 이신은 우리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습니다. 아날로그 FPV 시스템도 여전히 재미있으니까요.

 

EV300O입니다. 사진=https://www.eachine.com

 

EV300D의 D가 더 강한 신호를 선별하는 기술인 다이버시티(Diversity)의 D를 의미했다면 EV300O의 O는 OLED의 O입니다. 대부분의 FPV 화면은 빛나는 백라이트 위에 액정으로 색을 표현했습니다. 하지만 빛을 가려 만드는 색깔은 검은색을 표현하는 데 한계가 있었지요. OLED는 빛을 내는 개발 소자가 색을 가지기 때문에 완벽하게 검은색을 표현합니다. OLED의 화면이 선명하게 느껴지는 이유입니다.

 

그래서 최근에 출시된 하이엔드 FPV 고글은 OLED 화면을 선호합니다.

 

EV300O는 1024 x 768 px OLED 화면을 가진 고글입니다. EV300이란 이름 때문에 EV300D와 비슷한 모양이라도 괜찮은데 완전히 새로운 디자인입니다.

 

EV 시리즈의 둥근 외형이 각진 모양이 되었습니다. 사진=https://www.eachine.com

 

얼핏 보면 스카이존(Skyzone)의 고글과 비슷하게 느껴지기도 한 EV300O는

 

스카이존처럼 색상도 다양하게 준비하고 있습니다. 사진=https://www.eachine.com

 

OLED 화면을 선택하면서 해상도는 기존의 EV300D보다 낮아지고 눈에 보이는 화면의 크기인 FOV (Field of View) 역시 42도에서 38도로 줄었습니다. 하지만 EV 시리즈의 강점은 그대로 유지하고 있습니다.

 

렌즈와 화면의 거리를 조절해서 별도의 시력 보정 렌즈 없이도 사용할 수 있고. 사진=https://www.eachine.com

 

영상 전파를 수신할 안테나도 4개나 연결됩니다.

 

헤드 트래킹에서 3D 화면까지 하이엔드 FPV 고글이 가져야 하는 기능은 모두 가지고 있습니다. 사진=https://www.eachine.com

 

하지만 EV300O는 독특한 수신 시스템을 소개합니다. 래피드 믹스입니다. 앞에서 잠깐 소개했듯 다이버 시티는 수신된 전파를 선별하는 기술입니다. 가장 강한 신호를 선택하지요. 하지만 강한 신호가 가장 깨끗한 화면의 영상이라는 법은 없습니다. 노이즈가 가득한 전파라도 강하기만 하다면 선택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래피드 믹스는 두 개의 영상신호를 합쳐 깨끗한 화면을 만든답니다. 사진=https://www.eachine.com

 

출시 전인 EV300O의 래피드 믹스 성능이 이신이 말하는 것처럼 뛰어난지 아직은 확신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화질이 무엇보다 중요한 FPV 고글에게 가장 기대되는 기술입니다. EV300O 역시 분리가 가능한 수신 모듈 구조를 가진 것을 보면 래피드 믹스 수신기만 별도로 판매하지 않을까요?

또 하나 눈에 띄는 점은 유저 인터페이스(User Interface)입니다.

 

고글을 벗을 필요 없이 화면에서 모든 설정이 가능합니다. 사진=https://www.eachine.com

 

이 설정을 위해 EV300O는

 

드론 조종기에만 사용하던 휠 셀렉터를 선택했습니다. 사진=https://www.eachine.com

 

4방향 키보다 훨씬 직관적입니다. 한 칸씩 버튼을 눌러 선택하는 대신 돌리면 됩니다. 새로워진 유저 인터페이스를 더 쉽게 만든 기능은 더 있습니다. 한글도 지원됩니다. 한글이 지원되는 고글은 EV300O가 처음이 아닐까 싶네요.

 

 

X플립의 새로운 FPV 고글 도전

OLED 디스플레이로 아날로그 FPV 고글 도전한 회사가 또 있습니다. X플립입니다.

 

처음 들어보는 회사라고요? 저도 처음 봤습니다. 사진=https://www.facebook.com

 

그런데 FPV 고글에 도전했습니다. 드론에 필요한 장비 중에 가장 비싼 상품은 FPV 고글입니다. 그래서 레이싱 드론이라는 문화를 잘 이해하지 못하면 쉽게 도전하기 어려운 제품이지요. 고가의 제품이기 때문에 사소한 단점에도 외면당하기 쉽기 때문이지요. 이신같이 다양한 드론을 만드는 회사도 안경형 FPV고글은 수많은 박스형 고글을 출시한 후에 도전했고,

 

FPV 안테나로 유명한 에이옴웨이(AOMWAY)는 다양한 FPV 시스템 제품 끝에 출시에 성공했습니다.

 

그런데 첫 제품으로 보이는 X플립의 FPV 고글의 사양은 만만하지 않습니다. 일반적인 액정 화면이 아닌 소니의 OLED 디스플레이는 앞에서 살펴본 EV300O와 동일한 1024×768 px입니다. 하지만 FOV는 38도보다 넓은 42도입니다.

 

42도의 FOV는 38도보다 이만큼 더 큰 화면을 보여줍니다. 사진=https://www.banggood.com

 

EV300O를 의식했는지 영상 수신기도 양쪽으로 끼워 EV300O와 동일하게 4개의 안테나를 사용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다른 FPV 고글이 생각하지 못한 섬세함이 발견됩니다. 렌즈에 습기를 제거하는 팬은 속도가 조절됩니다.

 

하지만 눈에 바람이 닿지 않는 독특한 구조로 눈을 건조하게 만들지 않습니다. 사진=https://www.banggood.com

 

편안한 눈을 위한 X플립 고글의 고민은 여기서 끝나지 않습니다. 다른 고글들이 시력을 보정하기 위해 렌즈를 움직이는 쉬운 방법을 선택했다면

 

X플립 고글은 OLED 디스플레이를 움직이는 어려운 방법을 선택했습니다. 사진=https://www.banggood.com

 

고정된 안경처럼 편안합니다. 편안함은 눈에서 고글이 얼굴에 닿는 부분까지 이어집니다.

 

미국에서 개발된 고글인 만큼 아무리 큰 코도 넉넉하게 감당할 공간을 가집니다. 사진=https://www.banggood.com

 

이미 수많은 뛰어난 제품이 포진한 FPV 시장에 새로 도전하는 만큼 다른 부분에도 차별점이 발견됩니다.

 

선글라스를 닮은 거울처럼 반짝이는 전면 디자인과. 사진=https://www.banggood.com

 

무선 충전을 포함해서 다양한 충전 방법을 가진 배터리는 상태를 확인할 수 있는 디스플레이까지 갖추고 있습니다. 사진=https://www.banggood.com

 

소모품인 배터리에 왜 이렇게 공을 들였는지 크게 공감되지 않고 수신기는 포함되지 않아 별도로 구매해야 할 듯한데 모든 수신기가 꼭 맞지는 않는 듯합니다.

 

하지만 300불이 넘지 않는 가격은 OLED 디스플레이를 가진 FPV 고글 중에서 최강의 가성비가 되지 않을까요? 사진=https://www.banggood.com

 

 

나란히 비행하는 디지털과 아날로그 FPV 시스템

DJI의 디지털 FPV 시스템으로 모든 레이싱 드론이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 바뀌리라 기대했지만 아날로그는 쉽게 사라지지 않았습니다.

 

디지털 FPV 시스템의 가격이 아날로그 시스템에 비해 너무 비싼 것도 아닌데 말이지요.

 

DJI만의 시스템이 시장을 독점하는 게 싫은 사람도 있겠지만

 

호환되는 FPV 카메라와 수신기를 만드는 서브 파티도 생기고 있습니다. 사진=https://caddxfpv.com

 

그래도 신호가 약해지면 멈추는 디지털 영상의 한계와 즐거운 비행을 나눴던 아날로그 FPV 드론이 완전히 망가져 새로운 드론이 필요하지 않는 한 아날로그 시스템은 완전히 사라지지 않을 모양입니다. 그래서 디지털 FPV 시스템은 아날로그도 품고 있습니다. DJI도 아날로그 수신기를 연결했을 때 발생하는 문제를 꾸준히 개선했고

 

DJI 디지털 FPV 고글에 아날로그 수신기를 연결하는 액세서리도 사랑받고 있습니다. 사진=https://britishdroneindustries.co.uk

 

아날로그 FPV 고글도 디지털을 품을 수 있습니다. 아날로그 FPV 고글의 디스플레이가 HD 화면을 소화할 수 있는 OLED로 발전하고 있으니까요.

 

FPV 고글의 대명사 팻샤크는 기존 FPV 고글에 사용할 수 있는 디지털 영상 수신기를 선보였고

 

기존 고글에 바로 연결되는 디지털 수신기도 개발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사진=https://www.youtube.com

 

디지털 FPV는 아날로그 시스템을, 아날로그 시스템은 디지털 FPV를 준비하는 지금. 레이싱 드론의 비행을 완성할 FPV 시스템은 하이브리드를 향해 나란히 비행하고 있는가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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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연기

민연기

/ 아나드론스타팅필진
하늘을 나는 물건을 하나씩 공부하고 있는 엔지니어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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