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사진_아나드론

ANA DRONE, Sep 2018

 

21세기 혁신을 상징하는 애플(Apple). 많은 사람이 그 성공의 중심에 스티브 잡스(Steve Jobs)를 세우지만 여기 주목해야 할 또 다른 한 사람이 있다.

1954년 가난한 일본계 이민 가정에서 태어난 가이 가와사키(Guy Kawasaki)는 오늘날 애플을 만드는 데 스티브 잡스 못지않은 영향을 미쳤다. 가이는 매킨토시를 처음 접한 순간, 구름이 걷히고 천사들이 노래를 하기 시작했다고 회상할 정도로 애플에 반한 인물이다. 그는 4년 동안 개발자들을 찾아다니며 매킨토시용 소프트웨어 개발을 독려했다. 애플의 새로운 가치를 알리기 위해 노력한 그는 1995년, 수석 에반젤리스트(Evangelist)로 활동하며 전 세계 애플 추종자를 이끌어 냈다.

전도사를 의미하는 에반젤리스트(Evangelist)라는 용어는 새로운 기술과 플랫폼을 대중에게 소개하는 사람이라는 뜻을 더했다. 이들은 그 누구보다 그것을 잘 이해하고 있으며 다른 사람과 공유하는데 거리낌이 없다. 오히려 누군가에게 새로운 정보를 주지 못해 안달이다. 에반젤리스트들은 대중과 소통하는 동안 자연스럽게 전통과 오랜된 고전적인 표준을 원하는 방향으로 바꾸는 힘을 지니고 있다.

 

 

레이싱 드론계에도 스티브 잡스와 가이 가와사키 같은 관계가 있다. 미국에서 시작한 타이니 웁 신드롬은 온 지구를 휩쓸며 새로운 장르를 개척했다.

때와 장소에 관계없이 짜릿한 비행을 선사한 타이니 웁은 그렇게 새로운 트렌드를 이끄는 선구자가 되었다. 이 타이니 웁에게도 에반젤리스트와 같은 존재가 있다. 전 세계 아이디어가 현실로 탈바꿈하는 중국 선전(Shenzhen), 그곳에 둥지를 튼 이신(Eachine)이다.

 

 

취미용 드론계의 트렌드 세터, Eachine

타이니 웁의 첫 에반젤리스트인 이신은 재미있는 이력을 지닌 회사이다. 이신이 처음 모습을 드러낸 2015년은 취미용 드론 시장이 급격히 성장하며 무수한 완구 드론이 쏟아지기 시작한 때이다.

엇비슷한 완구 드론 사이에서 이신이 만든 첫 드론은 독특한 기능으로 그 존재감을 알렸다. H8은 겉보기에는 평범한 미니 드론이지만 버튼 하나로 배면(背面) 비행이 가능했다.

물론 세밀한 비행 연습이나 복잡한 프리스타일 비행은 무리지만, 저렴하고 재미난 기능으로 꾸준히 사랑받고 있는 기종이다.

 

 

이신은 H8의 활약에 힘입어 트렌드에 민감한 레이싱 드론 시장으로 눈길을 돌렸다. 이신이 준비한 레이서 250(Racer 250)은 레이싱 입문자를 겨냥한 드론이다.

레이싱 드론 입문에서 가장 먼저 부닥치는 난관은 드론을 직접 만들어야 한다는 점이다. 레이서 250은 조립이 끝난 250급 레이싱 드론에 FPV 카메라와 모니터, 조종기를 한 데 묶었다.

복잡한 과정 없이 바로 즐길 수 있는(RTF, Ready To Fly) 레이싱 드론을 선보인 것이다.

 

레이싱 드론에 꼭 필요한 고글에 대해서도 알아볼까요?

 

 

인덕트릭스 카피켓, E010

드론계 트렌드에 민감한 이신은 세계를 강타한 타이니 웁 열풍에도 빠르게 반응했다. 이신은 타이니 웁 품귀 현상에 맞춰 인덕트릭스를 쏙 빼닮은 E010을 출시했다.

뿐만 아니라 E010과 인덕트릭스로 타이니 웁을 만드는 데 필요한 부품까지 생산하기에 이른다. 하지만 제아무리 정교한 조화라도 생화의 향긋함까지 따라할 수 없듯이 E010도 인덕트릭스를 따라잡을 수는 없었다.

인덕트릭스는 정밀한 하드웨어를 완벽히 제어하는 소프트웨어 덕분에 선구자가 될 수 있었다. 이신은 하드웨어 품질 재현에는 성공했지만 안정적인 비행에 꼭 필요한 소프트웨어 구현에는 실패했다.

 

Eachine E010

 

실내를 비행하는 미니 레이싱 드론에게는 FC 성능이 중요하다. 예를 들면, 드론이 탑재하고 있는 FC는 차가운 물과 뜨거운 물을 내보내는 밸브와 같다.

FC는 조종자가 상황에 맞춰 보내는 많은 신호를 감지하고 이를 각각의 모터에 전달한다. 너무 빠르게 처리하면 덜덜 떠는 드론이, 너무 느리게 처리하면 축 늘어진 드론이 되고 만다.

성능 좋은 FC는 기분 좋고 적당한 온도로 즐기는 상쾌한 샤워 같은 비행에 필수인 것이다.

 

Eachine은 굉장히 많은 드론 라인업을 보유하고 있다구요.

 

 

카피켓을 넘어 오리지널로, QX 시리즈

이신은 이 약점을 보완하기 위해 새 드론을 개발했다. 바로 QX90으로 시작한 QX 시리즈이다. QX90이 탑재한 카메라는 타이니 웁이 사용하는 FX979과 유사한 성능을 발휘했다.

타이니 웁 보다 약간 큰 이 드론은 1세대 완구형 드론 시마(Syma) X5와 동일한 배터리와 모터를 사용했다. 여기에 당시 막 보급되기 시작한 초소형 F3 FC를 탑재하고 오픈 소스 기반 제어 소프트웨어를 적용했다. 사용자가 직접 PID 값을 설정하는 이 방식은 큰 호응을 이끌어냈다.

이신은 마니아라면 익숙한 부품과 제어 방식으로 가장 먼저 시장 선점의 기반을 닦은 것이다. QX90에 쏠린 뜨거운 반응은 곧 95mm, 105mm 등 다채로운 크기의 후속작 출시로 이어졌다.

 

Eachine QX95

 

QX 시리즈는 BNF(Binding and Fly) 레이싱 드론이다. BNF란 조종기와 FPV 고글을 연결해 바로 비행을 즐길 수 있는 방식이다.

이 방식은 어려운 드론 제작을 피할 수 있지만 FPV 고글과 조종기를 직접 골라야 한다는 단점이 있다. 그렇지만 여러 통신 방식을 지원하는 FPV 고글과 조종기를 구입해 실외 드론 레이싱에서도 활용할 수 있는 장점도 있다.

QX 시리즈는 레이싱 마니아들이 많이 사용하는 타리니스(Tranis) 조종기의 ACCST와 DSM2 통신 방식을 지원한다. 만약 가지고 있는 조종기가 다른 방식을 사용한다면 TX 모듈을 추가해 사용하면 된다.

미니 레이싱 드론이라는 새로운 장르로 혁신을 이끈 타이니 웁. 그리고 그 첫 에반젤리스트인 이신은 미니 레이싱 드론이 지닌 매력을 많은 사람에게 전파했다. 이신이 QX 시리즈로 시작한 천사들의 노래는 이제 수많은 추종자가 따라 부르고 있다. 덕분에 우리는 번거로운 조립없이 다양한 미니 레이싱 드론과 쉽게 만날 수 있게 됐다.

 

tiny idoor drone Eachine QX90

 

타이니 웁의 숨은 조력자로 등장한 이신은 최초이자 가장 성공한 에반젤리스트라는 지위에 만족하지 않는다.

이제 이신의 목표는 직접 새로운 노래를 만드는 것이다. 혁신을 혁신하는 일은 어렵다. 더군다나 자신이 중심에 서서 이끈 혁신을 뛰어 넘는 것은 더 어렵다.

그러나 누구보다 먼저 새로운 표준에 적응하고 널리 퍼뜨린 이신이라면 더 좋은 노래를 들려주지 않을까?

앞으로, 카피켓에서 오리지널로, 전도사에서 창시자로 성장할 이신의 행보에 주목해보자.

 

*이 기사는 페이스북 공유 또는 기사링크를 직접 게시하는 방식으로 자유롭게 공유하실 수 있습니다. 본문의 일부 또는 전체를 직접 활용(복사하여 붙여넣기 등)하려 할 때는 반드시 운영자의 허가를 받으셔야 합니다.
*기사는 매주 화,목요일에 업데이트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