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에서 가장 많이 팔린 드론 중 하나인 팬텀3 어드밴스드(Phantom 3 Advanced). 공식 홈페이지 기준으로 어드밴스드의 가격은 105만원인데요. 물론 팬텀4 출시 이후로 가격이 엄청 떨어졌고(정가 138만원) 성능을 생각한다면 터무니없이 비싼 건 아닙니다만, 선뜻 ‘지르기’에는 부담이 되는 게 사실이죠. 정말 괜찮은 제품인지 알 수 없고, 내게 쓸모가 있을지도 모릅니다. 싸구려 드론으로 맛보기를 한다고 해도 팬텀3와는 분명 다르기 때문에 한계가 있습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어드밴스드를 빌려서 써볼 수 있다면 어떨까요? 몇 번 빌려서 써 보고 내게 맞는다 싶으면 사면 되고, 설령 별로라고 하더라도 상대적으로 저렴한 비용을 들여 구매 결정에 도움을 얻을 수 있겠죠. 그런데 그런 곳이 어디 있냐고요? 이번에 소개할 ‘와이바이(Ybuy)’가 바로 그런 곳입니다.

와이바이는 드론뿐만 아니라 RC자동차나 캠핑용품, 액션캠 등 다양한 취미용 물품을 대여해주는 서비스입니다. 와이바이라는 이름은 “Why buy?”에서 나왔는데요. 말 그대로 “왜 사니?”라는 뜻입니다. 무작정 사지 말고 빌려 써보라는 이야기죠. 위트 넘치는 작명의 주인공인 김성민 대표는 올해로 3년차가 된 사업가입니다. 창업 전에는 모 기업에서 기획자 겸 마케터로 활동했습니다.

“2014년 4월에 ‘헥사팩토리’라는 회사를 만들었어요. 헥사팩토리는 IT 서비스 개발과 운영을 하고 있습니다. 새로운 사업 영역을 찾는 도중 아웃도어에 눈길이 갔습니다. 처음에는 아웃도어 용품 중고 거래나 공유경제 같은 사업을 구상했는데요. 조금 더 파고들다 보니 야외에서 가족들이 함께 즐길 만한 활동이 뭐가 있는지에 생각이 미쳤죠. 술 마시고 노는 거 말고 좀 건전한 쪽으로요. (웃음)”

드론을 비롯한 RC 제품을 다루게 된 데는 김 대표 본인의 경험이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제가 산악자전거를 탑니다. 그래서 아들하고 같이 산에 가는데요. 언제부턴가 아들이 안 가려고 하는 겁니다. 고민하다가 RC자동차를 쥐어 줬죠. 같이 산에 가서 조종하자고 하니 엄청나게 좋아하더라고요. 거기서 사업 포인트를 찾은 것 같아요. 와이바이도 아웃도어 서비스의 연장선으로 볼 수 있는 거죠. 일종의 아웃도어 원스톱 서비스라고나 할까요.”

 

와이바이는 드론 외에도 다양한 RC 제품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와이바이 최고의 효자상품은 역시 드론입니다. 그 중에서도 팬텀3(Phantom 3)에 대한 문의가 가장 많다고 하는데요. 아직까지는 일반 소비자보단 기업이나 촬영업자들이 주요 고객이라고 합니다.

“공장 건설 현장처럼 큰 규모로 공사를 하는 곳에서는 위에서 전체를 조망하는 이미지가 꼭 필요합니다. 그 수단으로 팬텀3 같은 촬영용 드론이 각광을 받고 있는데요. 그렇다고 해서 기업 입장에서 한두 번 쓸 드론을 구매하는 것은 낭비일 수 있죠. 그래서 기업 쪽에서 문의가 많이 오고요. 사진이나 영상을 촬영하는 분들도 많이 찾으세요. 뮤직비디오 촬영팀에서 빌려간 적도 있습니다. 사진이나 영상을 전공하는 학생들도 주요 고객이죠.”

드론을 빌려서 사용할 경우 아주 민감한 문제가 하나 있습니다. 사고 시 책임소재가 그것인데요. 드론의 소유자는 와이바이 측이지만 점유해서 사용하는 쪽은 대여자이기 때문이죠. 궁금한 건 못 참는 박기자, 김 대표에게 돌직구 질문을 날렸습니다. “사고가 나면 어떻게 되나요?”

“사고가 나서 드론이 파손되면 그 책임은 대여자가 지게 됩니다. 하지만 제3자, 즉 대여자가 아닌 사람이 다치거나 재산상 피해를 본 부분에 대해서는 저희가 보험을 들어 놓았어요.”

사고를 냈을 경우 드론 수리비만 물어내면 된다는 것입니다. 물론 사고가 나지 않는 편이 가장 좋겠죠. 그래서 드론의 경우 특별히 안전에 유의하고 있습니다.

“아무리 기술이 발전해서 초보자가 쉽게 날릴 수 있다고 하더라도 드론은 위험합니다. 그래서 방문 수령이 원칙이고요. 받으러 오시면 먼저 30분에서 1시간 정도 간단한 교육을 해드립니다. 저희한테 시뮬레이터도 있거든요. 시뮬레이터를 활용해서 드론 조종 방법에 대해서 충분히 인지를 시키고 실제 동작 시범도 보여드린 다음에 장비를 내보냅니다.”

 

프로펠러 등 부속품들도 갖추고 있습니다.

 

현재 와이바이에는 하루 3~40건의 전화 문의가 온다고 하는데요. 소비자들의 반응이 어떤지 넌지시 물었습니다.

“고객들의 만족도는 상당히 높습니다. 한 번 저희 서비스를 이용하신 분은 두 번 세 번 계속해서 찾아오시죠. 아무래도 대여료가 싸다 보니 크게 부담을 갖지 않으시는 것 같습니다.”

와이바이의 드론 1일 대여료는 팬텀이나 엑스플로러 같은 촬영용 기준으로 3~5만원 선입니다. 그 정도로도 수익이 나는지 궁금했는데요.

“솔직히 대여료만으로는 어렵죠. 애초에 돈을 벌려고 대여업을 시작한 것도 아니고요.”

돈을 벌려고 시작한 게 아니라니, 이게 무슨 말일까요? 김 대표의 말을 좀 더 들어보죠.

“제가 봤을 때 드론 시장은 지금 성숙기예요. 올해까지는 지금 정도의 기조가 이어질 거고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성장할 겁니다. 대여업은 수익을 내는 것보다는, 본격적인 성장에 앞서 최대한 많은 분들이 드론을 경험하실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진행하는 사업이고요. 예전에 스타크래프트가 그랬던 것처럼 드론도 하나의 문화적 현상으로 자리잡을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최근 드론레이싱 인기가 높아지는 것도 그런 식으로 해석할 수 있고요. 그래서 돈을 벌고 있지는 않지만, 대여료 인상 계획도 현재로는 없는 상태입니다.”

 

와이바이의 드론 대여료는 촬영용 기준으로 3~5만원 수준입니다.

 

와이바이의 핵심적인 기획 의도는 드론 인프라 구축에 있다는 것이죠. 그런데 와이바이 론칭 후 김 대표도 예상치 못한 일이 생겼다고 합니다.

“최근 제조사나 유통사에서 연락이 오기 시작했습니다. 신제품의 경우 소비자들이 정보가 많지 않으니까 바로 구매를 결정하기 어렵잖아요. 그래서 와이바이를 통해 우선 제품을 알리고 싶다며 제휴 요청을 하는 거죠. 일종의 마케팅 플랫폼으로서 와이바이를 쓸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렇게 서비스를 열심히 진행하다 보면 또 다른 사업이 보이니까요. 지금도 계속해서 부지런히 새로운 기회를 발굴하려고 하는 중입니다.”

마지막으로 앞으로의 사업 계획에 대해 물었습니다.

“대여에서 끝나는 게 아니라 유지보수나 수리까지 직접 진행할 생각을 갖고 있어요. 그러려면 사업 규모 확장을 좀 해야겠죠. 올 2분기 내로 와이바이 매장을 낼 생각이에요. 판매도 하고 대여도 하고 수리도 하는 매장 겸 오피스가 되겠죠. 사실 더 장기적인 계획도 있습니다. 제조 쪽에 관심이 있어요. 아직은 개인적인 취미 단계이긴 한데, 소형 기기에다가 센서를 탑재해서 시제품을 만들어보고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제품의 콘셉트만 잘 잡히면 제조업에서도 승산이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내 것’이라는 개념이 유독 강한 대한민국에서 드론 대여라는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고 있는 와이바이. 이 신선한 시도가 과연 얼마만큼의 성과를 낳을 수 있을까요? 와이바이와 김 대표가 앞으로 보여줄 행보가 더욱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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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운

박종운

/ 드론스타팅필진
드론에 대해 쓰면서 드론을 배우는 박종운입니다.
park@dronestarti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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